내가 편한 시간을 골라 딱! 짧고 굵게 끝낼 수 있는 단기 알바. 특히 명절 연휴엔 평소보다 시급이 세니 덩달아 인기도 높아진다. 하지만 쉽게 생각하고 덤볐다가는 그만큼 놓치는 것도 많은데….  지난 추석 연휴도 분명 단기 알바생들의 억울한 사연을 남기고 끝났을 것이다.  ‘단기 알바=핵꿀’이라 생각하는 초보 단알못을 위한 스푼 팁 다섯 숟갈을 준비했다. 단기 알바를 꿈꾸는 20대들이여, 이제 우리 손흐브즈 믈즉….

# SPOON TIP

① 제한 조건, 우대 조건을 꼼꼼히 확인!

사이트에 올라오는 단기 알바를 모두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성별이나 나이 제한이 꽤 갈리는 편. 택배 상하차로 유명한 물류창고 단기 알바나 가구 같은 큰 물건을 옮기는 알바는 남자를 뽑는 곳이 많고, 안내 데스크나 옷 가게에서 영업하는 단기알바는 주로 여성을 우대하는 편이다.

간혹 2주부터 한 달 정도 일하는 사무보조 단기 알바는 대학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경우도 있으니 앉아서 일하고 싶다면 어떤 알바가 있는지 유심히 보자! 연회장 서빙 알바나 행사 보조 알바는 구두나 옷 색상 같은 복장 규정이 있으니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② 주휴수당 대상에 해당하는지 꼼꼼히 확인!

애초에 단기 알바는 주휴수당과 관련 없다고 생각하고 알아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꼼꼼히 따져보자. ‘일주일 동안 일한 시간이 15시간 이상’이고, ‘출근해야 하는 날에 결근 없이 모두 개근’했다면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한다.

이 경우에 해당한다면, 근로계약서에 주휴수당이 안 쓰여 있어도 받을 수 있으니 사장님이 발뺌하더라도 꼭 받아내자. 계산법은 네이버에 ‘주휴수당 계산기’를 치면 바로 나오니 복잡하게 암산 말고 그냥 숫자 넣는 걸 추천.

➊ 높은 시급에 혹! 하지 말자

고수익 단기 알바의 단점 알아두기

단기 알바는 사람을 급히 구할뿐더러 강도도 높아 일반 알바보다는 시급이 센 편이다. 하지만 ‘엥?’할 정도로 시급이 센 곳이 있기도 한데, 대표적으로 피팅 모델이나 바(Bar) 알바다. 이 둘 외에도 시급이 3-4만원으로 훌쩍 뛴다면(2018년 최저 시급은 7,530원인데) ‘아싸!’ 하며 바로 지원하지 말고 정말 괜찮은 곳인지 두 번, 세 번 더 확인할 것. 급여에 ‘+α’라고 적힌 곳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높은 시급에 혹했다가 대포통장 사건에 휘말리거나 짧은 옷 입기를 강요받았던 지인이 있다. 기억하자. 돈은 쉽게 벌 수 없단 걸….

➋ 단기 알바도 근로계약서 작성은 필수

근로계약서 쓰고, 사본 받아두기

단기 알바는 급하게 구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당장 전화나 문자로 “내일부터 나오실 수 있나요?”라는 답장을 받기 쉽다. 그래서 근로계약서 작성은 잊어버리거나 그냥 넘기기 일쑤. 장기적으로 일하는 아르바이트를 포함해, 단기 알바나 계약직도 모두 근로계약서를 써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요것만은 꼭!). 근로계약서 복사본 1부는 알바생이 가지고 있어야 하니 안 준다면 따질 것! 만약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면, 신고도 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서 ‘기타 진정신고서’를 클릭해 ‘근로계약서 미작성 진정서’를 제출하자. 그럼 사업주에게 벌금이 쿵(^^)!

➌ 택배 상하차 12시간에 쉬는시간 30분?

근로계약서에 들어가야 할 항목 확인하기

‘번거롭게 근로계약서를 왜 써야 하지? 그냥 말로 약속하면 안 되나?’ 생각한다면 정신 바짝 차리자. 고용주가 일방적으로 시급이나 시간을 줄여버릴 때 증거로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법적으로 싸우게 될 경우에도 중요한 근거가 된다. 근로계약서를 쓸 땐 시급과 근무 시간, 근무 내용, 근무 장소, 휴일 등이 쓰여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자. 특히 단기 알바는 ‘휴게 시간’을 잘 봐야 하는데, 가끔 한 번 보고 말 사이라며 쉬는 시간을 안 주는 악덕 고용주가 있기 때문. 4시간마다 30분의 쉬는 시간을 받아야 하니 12시간 택배 알바로 일한다면 1시간 30분의 휴게 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➍ 단기 알반데 3.3%를 떼였다면?

단기알바의 소득공제 확인하기

토요일로 약속된 팀플회의를 빼고 하루 5만원씩 이틀간 일했는데, 통장엔 96,700원이 찍혔다면? 일당에서 제외된 3.3%는 소득세로,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프리랜서 소득으로 불리는 사업소득이다. 그러니 근로계약서를 쓴 단기 알바생은 3.3%를 뗄 필요가 없다! 단기 알바생은 사업자가 아닌, 일용직 근로자이기 때문. 즉, 일당 10만원이 넘지 않는다면 고대로 10만원을 받아야 한단 사실. 3.3%를 뗐다면, 사업주에게 이유를 물은 뒤 근로계약서를 들고 세무서로 찾아가면 된다. 혹은, 다가올 5월을 기다려 종합소득세 신고를 한다면 환급받을 수 있다.

➎ 받아야 할 돈은 꼭 받아내야

임금체불, 주휴수당체불에 대처하기

월급날마다 점장님과 밀당하는 데 지쳐 단기 알바를 시작했지만, 단기 알바도 똑같을 수 있다.(하하) 원만하게 얘기하는 게 가장 좋지만, 점장님이 연락을 피하거나 “주휴수당은 무슨!”이라며 떵떵거린다면, 어쩔 수 없다. 통화를 녹음하거나 문자를 캡처한 증거를 가지고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서 민원신청을 눌러 ‘임금체불 진정서’를 쓰자. 그럼 시간이 지난 뒤 출석요구 문자가 오는데, 사업주를 만나기 껄끄럽다면 날짜를 바꿔달라고 하면 된다. 못 받은 주휴수당도 마찬가지! 우리, 흘린 땀은 똑똑하게 받아내자(약속!).

[865호 – living point]

 illustrator 남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