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고민> 

저는 열정이 없습니다.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부러워요. 다들 대학생이라고 하면, 한창 좋을 때라고, 뭐든지 할 수 있는 시절이라고 하잖아요.

저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바쁘고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겠어요. 딱히 좋아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요즘엔 근원적인 고민까지 합니다. 이럴 거면 공부는 왜 했나. 취업이나 하려고 태어났나. 취미를 만들어볼까 생각도 해봤는데요, 제 성향이 문제인 건지 매번 쉽게 질려서 딱히 취미랄 것도 안 생겨요. 한 번 사는 인생 후회 없이 열정 가득하게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k양


 

 

 

사실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열정적으로 어떤 대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쩐지 해당 분야에 도통한 사람일 것 같은 이미지가 있잖아요. 보통 이런 식의 대화가 이어지죠. “힙합 좋아해요.”→“어머 랩 잘 하시나(아시나) 봐요.” 그러니까 좋아하기도 전에 주눅이 드는 거죠.

근데 뻔한 이야기지만,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열정이 어려우면 일단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가벼운 마음으로요!

 

P.S. 사족이지만 경험상 취준생 시기엔 자기도 모르게 자소서에 넣을 만한 취미를 찾게 되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 만들기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질문자님과 마찬가지로 딱히 하고 싶은 게 없던 대학생이었어요. 친구들이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한 분야에 열정을 쏟을 때도, 저는 담담했어요. 적당한 곳에 취직해 먹고살 수만 있으면 된다 싶었죠. 덕분에 취업 준비를 하면서 남들보다 맘고생을 덜했어요. 이 분야가 안 되면 다른 걸 선택하면 됐거든요.

그러다 홍보대행사에 입사하게 됐어요. 애초에 하고 싶은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만족해요. 일하는 게 마냥 즐겁진 않지만 나름 성취감도 있고요. 열정적인 삶은 원색의 티셔츠와 비슷해요. 화려하지만 제약이 많죠. ‘글 쓰는 일 아니면 안돼’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분야에서는 일 할 수 없을 테니까요.

반면 저희 같은 사람들은 무채색 티셔츠예요. 튀진 않지만 어디서든 무리 없이 어울리죠. 어때요, 꽤 괜찮지 않나요?


 

 

 

모든 사람이 유노윤호씨처럼 열정적일 순 없습니다. 매사에 파이팅 넘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적당히, 그저 중간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거죠. 저처럼요. 요즘 ‘20대의 열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하도 많으니까, 모두가 열정이 있어야 된다는 강박을 갖곤 하는데요.

이미 해봐서 아시겠지만, 열정은 노력해서 키운다고 생기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를 문제라고 몰아세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가만히 생각해 보셔요. 현재의 삶이 크게 만족스럽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딱히 불만이 있는 건 아니지 않나요?


 

 

 

열정이란 게 꼭 나이를 따라서 오진 않더라고요. 저를 보면요. 저는 평생을 무난하고 조용하게 살았어요. 딱 마흔까지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뭐가 배우고 싶은 거예요, TV에 나오는 것들도 다 재미있어 보이고. 그래서 요새는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느라 바빠요. 커피, 스포츠댄스, 목공. 시간을 쪼개서 친구들이랑 여행도 가고. 젊었을 땐 질문자님처럼 별로 하고 싶은 게 없었어요. “너 그러다 나중에 늙어서 후회한다”는 말도 많이 들었고요. 그때는 절대 생기지 않던 의욕이 마흔 넘어 갑자기 생기다니. 신기하죠?

세상일엔 다 때가 있다고 하잖아요. 제가 생각했을 땐 질문자님에게 열정적인 시기가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어쩜 그렇게 에너지가 넘치냐”는 말을 자주 들어요. 실제로 남들에 비해 흥이 많은 편이긴 합니다. 이십대 때는 모든 게 재밌었고 삼십 대인 지금도 대체로 신나 있어요. 기력은 좀 떨어졌지만….(쓸쓸)

아무튼 제 열정의 비결을 생각해보면, 칭찬과 경쟁인 것 같아요. 칭찬을 받으면 뭐든지 더 재밌어져요. 그러면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어서 집중하게 되고요. 예를 들어 식당을 소개해주고 칭찬을 받았다면, 다음부터는 저도 모르게 맛집 리스트를 유심히 보게 되는 식입니다. 여행을 가서도 맛집만 찾아다니고 수요일에는 미식회도 보고요. 덕분에 먹는 데 열정적인 사람이 됐죠.

질문자님도 칭찬 받을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사소한 거라도 좋아요. 아이돌 구분을 잘 한다거나, 고양이에 대해 더 많이 안다거나. 그렇게 주변으로부터 인정을 받다 보면, 어느새 열정이 생겨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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