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SHOW <유 퀴즈 온 더 블럭>
tvN
출연 유재석, 조세호
“요행을 바라지 말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라.” 누가 했는지는 모르지만 참, 말 한번 잘했다. 고작 22년을 살아온 나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얘기니까 말이다. 누군가에겐 성공한 이들의 흔한 잔소리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꽤 오랜 기간 이 명언의 신봉자였다. 찍어서 운 좋게 맞은 100점짜리 시험지를 자랑하는 친구를 속으로 비웃기도 했던 건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건 그저 운일 뿐이고, 노력으로 얻은 결과가 아니니까. 가끔 운 좋게 원하는 걸 얻었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잠시 억울하기도 했지만 ‘노오력’의 힘을 철석같이 믿었고,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 나는 내가 이 명언의 피해자임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엔 ‘노오력’만으론 되지 않는 일이 수두룩했다. 행운을 바라지 않고, 매일 ‘노오력’해봤자 안 되는 건 안 됐다. 뉴턴이 우연히 떨어진 사과를 맞고 만유인력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지금껏 위인들에겐 행운의 여신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는 줄로만 알았는데…. 엄마 아빠 말은 그렇게 안 들으면서, 난 왜 행운을 바랄 시간에 ‘노오력’이나 하라는 꼰대들의 말을 이토록 믿어왔을까? 어쨌든 ‘노오력’에게 배신당하고 뜻대로 되지 않는 쓰디쓴 세상을 맛본 내 앞에 어느 날 갑자기 행운의 요정들이 나타났다. 그러고는 다가와 물었다. “유 퀴즈?”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하는 신개념 로드쇼다. 두 행운의 요정은 길 가던 사람을 아무나 붙잡고 5개의 문제를 낸다. 문제를 모두 맞힌 참가자에겐 곧바로 ATM에서 100만원을 뽑아 투척한다. 믿기 어렵겠지만 진짜다! 엄청 어려운 문제를 내는 것도 아니다. 운이 좋으면 맞힐 수 있고, 아니면 틀리는 단순한 문제들이다. 운 좋게 100만원을 받게 된 사람들의 반응은 각기 달랐다. 100만 원이면 한 달 월급에 가깝다고 기뻐하던 택시기사님부터 돈은 필요 없으니 유재석씨가 좋다던 미용실 할머니까지. 각자에게 상금의 가치는 달랐지만 하나같이 밝게 웃고 있었다. 예기치 못한 행운이 무료한 일상에 단비가 되었다는 듯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한 가지 알게 된 것이 있다면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도 다 뻥이었다는 거다. 기회는 아무에게나 불쑥 찾아온다. 운이 좋으면 잡고, 아니면 마는 거다. 이 놀라운 진리를 깨달으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다음부턴 굳이 ‘노오력’하지 않아도 불쑥 찾아오는 행운을 그저 즐기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나처럼 행운이 항상 남 일 같았다면, 노력하는 삶만이 의미 있다고 믿었다면 마음을 돌려 한 번쯤은 다가오는 행운을 맘껏 누려보길 바란다. 우린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 그리고 두 행운의 요정이 다가온다면 당당히 외쳐보도록 하자. 유 퀴즈? 예스!
Campus Editor 원아연
[867호 – culture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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