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우울증에 대한 오해와 진실 

체크리스트를 해봐도 여전히 긴가민가. 병원에서는 어떤 상태를 ‘우울증’이라 진단할까? 


 

Q. 우울증에 걸리면 기억력이안 좋아진다는 얘기를들었어요. 정말 그런가요?

우울증을 진단하는 기준 자체에도 ‘집중하기 어렵다’라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어요. 또, 우울증 시기에 뇌 기능이 저하된다는 건 수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죠. 우울증이 나타나면, 이러한 기능 저하가 평균 6~13개월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그 시기 동안은 일상생활 전반에서 큰 손상을 받게 되죠. 약물치료를 한다면 평균 1~3개월로 단축되기도 하고, 초기에 치료한다면 회복이 더 빨라지기도 해요. 그러니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는 걸 추천합니다.

 

Q. 체크리스트를 해봤는데, 식욕만 살아있어요. 밥맛이 좋다면 우울증이 아닐까요?

밥맛이 없고, 불면증을 겪는 건 널리 알려진 우울증의 증상이지만 모두가 반드시 그런 증상이 보이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식욕과 수면양이 증가하는 타입의 우울증도 있답니다. 우울증 선별 테스트는 분명히 우울증을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그 결과로만 진단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러니 우울증이 의심될 때는 꼭 전문가와 상담하시면 좋겠어요.

 

Q. 저는 우울해질 때면 잠이 와요.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해도마찬가지입니다….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에 잠을 잘 수도 있겠지만, ‘비정형 우울증’의 가능성도 있어 보이네요. 보통 우울증이라고 하면 불면 증상을 떠올리기 쉽지만, 비정형 우울증은 반대로 잠을 더 많이 자고 하루 종일 기운 없이 축 처져 있는 게 특징이에요. 역시 뇌 기능 이상 때문에 나타나니, 개인의 의지로만 극복하기는 힘들어요.

그래서 각성효과로 잠을 줄여주는 항우울제가 주로 처방된답니다. 요즘처럼 해가 짧게 뜨고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 겨울에 비정형 우울증을 경험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잠이 온다면 우울증이 아닌지 스스로 체크해보는 게 좋습니다.

 

Q.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울할 때가 있지않나요? 그게 우울증과 뭐가 다르죠?

날씨로 비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구름이 끼고, 비 오는 날들을 평범하게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상태라고 한다면, 우울증은 그런 날이 최소 2주에서 최대 1년까지 지속되는 거예요.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죠.

 

Q. 우울해서 너무 무기력해지는데,다들 제가 의지가 부족해서 그런 거래요.

사람들이 정신질환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말입니다. “그건 의지의 문제야. 네가 의지가 약해서 걸린 거야”. 우울증은 뇌의 질환이에요. 심장이 기능을 수행하지 못 해 고혈압이 생기듯, 우울증도 의지로만 극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경미한 우울증은 치료받지 않아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마치 감기처럼요. 하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않고 지나간 우울증은 다시 발병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꼭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재발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다음 우울증이 나타날 확률도 높아지거든요.

 

Q. 약물치료를 하지 않으면 평균적으로우울증이 얼마나 갈까요?

우울증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요. ‘주요우울장애’가 대표적인 질환이지만, 사실 스스로 우울하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도 주요우울장애가 아닌 분들이 훨씬 더 많아요.

주요우울장애는 평균 6-13개월 정도 지속되다 나아지지만,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저자가 앓은 기분부전장애는 최소 2년 이상 지속되는 게 특징이에요. 이 질환을 앓는 분들은 “난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평생 우울했다”라고 말씀하시곤 하죠. 또, 특정한 성격을 갖고 있거나 우울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 주변 환경의 영향이 계속되면 우울감도 쭉 이어지는 경우가 많답니다.

 

Q. 몸이 아픈 것과는 달라서, 언제 병원에 가야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병원에 갈 만큼 우울한 상태인지 판단하려면, 나의 ‘사회적 혹은 직업적인 기능’이 유지되고 있는가를 떠올려보세요. 인간관계나 학교, 직장 생활에서, 우울함 때문에 이전과 달라지는 부분들이 생겼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걸 적극적으로 고려해봐야 합니다.

 

Q. SNS에 조울증이라고 허세를 부리는 친구들이 보여요. 우울증과는 뭐가 다른가요?

많은 분들이 조울증을 오해하고, 가볍게 표현합니다. 때문에 실제 환자분들이 상처를 받죠. 조울증은 살면서 조증 기간과 우울증 기간을 모두 경험한 분께 내리는 진단이에요. 우울증인줄만 알았던 분들이 조증을 경험하게 된다면, 그때 우울증에서 조울증으로 진단이 바뀌는 거죠.

조증은 우울증과 반대로 기분이 들뜨고 의욕과 기운이 지나치게 넘치는 증상을 일주일 이상 매일같이 보여요. 말도 빨라지고, 수면도 취하지 않으며, 눈에 띌 만큼 과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항상 그런 증상을 보이는 건 아닙니다. 조증·우울증 기간을 뺀 대부분의 날들은 아무 문제없이 건강하게 보내죠.

 

Q. 뭘 해도 재미없는 ‘인생 노잼시기’가 주기적으로 찾아와요. 이것도 우울증 인가요?

매년 비슷한 시기나 계절마다 우울증이 찾아오는 경우도 많아요. 특히 여성분들은 생리주기와 감정 변화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매달 길게는 2주씩 우울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고요. 한두 번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계속 우울함을 느끼신다면 더 이상 안고 가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걸 권유드려요.

 

Q. 사실 금액이 부담스러워요. 치료에는 평균적으로 얼마가 들까요?

비용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려워요. 5분 내로 짧게 끝나는 약물치료를 위주로 하는 진료나 10-30분 정도의 상담, 1시간 걸리는 정신분석 모두 다르거든요. 일반적으로 첫 진료는 여러 검사와 긴 상담이 진행되기 때문에 재진보다는 비싼 편이랍니다. 확실한 건 진료 시간이 짧을수록, 또 대형병원보다는 개인병원의 진료비가 더 저렴하죠.

최근에는 건강보험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을 때 개인이 부담해야할 비중을 낮춰서 진료비가 낮아지기도 했고요. 일반적으로 30분 이내의 상담과 약물치료를 함께 한다면 약값을 포함해 1-2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하지만 각 병원마다 비용이 상이하니 미리 문의 후 방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어요.기분은 나아진 대신 잠이 쏟아져요.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는 흔히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처방합니다. 대부분의 항우울제는 약을 먹어도 졸리지 않지만, 불안증상을 가라앉히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항불안제를 처방받는다면 졸린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항불안제 안에서도 덜 졸린 약이 있어서, 치료를 포기할 정도로 졸리다면 충분히 약물을 조절할 수 있답니다. 실제로 약물치료를 받는 수많은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은 모두 낮 시간에도 졸리는 증상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러니 졸음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Q. 병원에 가면 미드처럼 소파에 누워서 선생님과 오래 얘기하다 오는 건 줄 알았는데,약만 처방 받고 끝났어요. 원래 그런 건가요?

정신과 치료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요. 미드에서 본 것처럼 소파에서 누워서 하는 정신분석치료부터 약물 처방을 위주로 진행되는 짧은 진료까지 다양하죠. 각 치료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꼭 정신분석치료가 우월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병원과 의사마다 선호하고 시행하는 치료법이 다르니 치료를 받기 전에 충분히 알아보고 가면 좋습니다. 집 주변에 있는 여러 병원에 전화를 해서 상담 시간이나 치료 금액을 문의해보세요. 무엇보다도 본인이 원하는 방법으로 진료하는 병원을 추천합니다.


Advisor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용 원장

우울증처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팟캐스트 ‹뇌부자들›을 진행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선생님들이 모여 정신건강과 관련한 꿀 정보들을 소개한다니, 놓치지 말고 구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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