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상담에 대한 오해와 진실
부끄럽고 , 도망가고 싶어도 나와 마주 봐야 하는 이유는 뭘까.
활발했던 친구에게서 ‘죽고 싶다’는 말을들었어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은 주변인들에게 신호를 보내요. 살인이나 사망, 자해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거나, 위험한 흉기들을 구입하기도 하죠. 그러니 평소 행동과 말에 주의를 기울여주셔야 합니다. “우울하다”, “죽고 싶어”라는 말을 한다면, 혼자 두지 말고, 감정을 자유롭게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때 동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공감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또한 “요즘 너 걱정돼” 먼저 말을 건네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다음과 같은 대처는 매우 잘못된 접근입니다.
자살에 대해 ‘잘못된 행동’이라고 꾸짖거나 억지로 기분을 북돋우기. 혹은 당사자가 나약한 것이라며 비난하기. 심지어 “내가 이렇게 노력하는데, 너는 왜 바뀌지 않냐!”며 화를 내기. 이런 대처들은 친구를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절망에 빠뜨릴 수 있어요. 친구가 자살을 생각하는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섣불리 해결하려 하지 마시고, 반드시 지역 정신보건센터의 위기상담전화 1577-0199, 보건복지부 희망의 전화 129 등 전문기관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세요!
자주 우울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들어요. 이 우울함에 끝이 있을까요?
우울증을 설명하는 이론과 치료법은 다양한데요. 이 중 ‘인지적 관점’에서는 우울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을 꼽습니다. 이 관점에 따르면, 우울한 사람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미래, 주변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최근 자주 우울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셨는데, 혹시 우울한 기분에 갇혀 미래를 부정적으로만 보고 계시진 않은지, 부정적인 생각이 들게 한 다른 스트레스가 있었는지 염려됩니다. 이럴 땐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더라도 몸을 일으켜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가벼운 산책, 규칙적인 운동, 일찍 일어나기처럼 거창하지 않고, 소소하게 실천하기 쉬운 활동일수록 좋습니다.
가족이나 친구처럼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주변인에게 우울함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정서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큰 힘이 되지요. 다만, 스스로 느끼는 우울감의 정도가 심하고, 지속적이라면 약물 처방이나 심리치료와 같은 전문적인 개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울할 땐 주변에 도움을 청하라던데,인터넷을 보니 다른 사람에게 옮긴다고해서 걱정돼요.
우선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을 구별해야 해요. 누구나 우울하거나 저조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만, 이런 기분이 장기간 지속되어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친구 얼굴을 볼 때마다 우울함에 대해서만 반복해서 얘기한다면, 친구도 지쳐서 일시적으로는 기분이 저하될 수 있겠죠.
하지만 나의 우울함이나 힘든 일에 대해 몇 차례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우울증이 유발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러니 부담 없이 친구와 가족에게 도움을 구하세요. 가볍고 일시적인 우울감은 주변인들에게 털어놓고 따뜻한 지지를 받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으니까요.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스스로 느끼기에 우울함의 정도가 심하거나, 이런 기분을 2주 이상 지속적으로 느낀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적인 도움을 구하셔야 합니다.
제 우울함을 모르는 사람에게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이야기를 듣고 치료자가 선입견을 가질까봐, 심리치료를 받으러 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낙인이 될까봐 걱정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혹은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 자체가 버거워 회피하는 분들도 있죠. 오시는 길이 조금이나마 쉬워질 수 있도록, 약간의 설명을 덧붙여볼까 합니다.
첫째, 치료자는 어떤 경우에도 내담자에게 선입견을 가지거나, 주관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아요. 정규교육 및 훈련 과정을 거친 치료자라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담자를 존중하고 공감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둘째, 심리치료에서 ‘내담자’는 ‘심각한 문제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조력이 필요한 사람’을 뜻해요. 심리치료는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활동이죠.
끝으로, 모든 치료는 자신의 증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서 시작돼요. 그런데 자신의 슬픈 감정에 압도 될까봐,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몰라서 치료를 피하는 분들이 많아요. 당장은 불편한 감정을 피했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은 우울함에 점점 위축되면서 나빠질 수 있어요.
다들 우울함을 숨기고 살고 있는 걸까요? 저만 우울한 것 같습니다.
우울증은 여러 정신 장애 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2016년 보건복지부의 「정신 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울증 중 하나인 주요우울장애에 걸릴 확률은 평생동안 5%에 달한다고 해요.
즉 100명 중 5명은 우울증을 경험한다는 의미이죠. 우울증으로 진단 받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경미한 수준의 우울함이나 무기력함, 피로함 등을 경험할 수도 있어요. 연령에 따라 우울감은 짜증이나 화, 가슴의 답답함과 같은 신체적 증상으로 호소되기도 하고요. 그러니 ‘남들은 잘 사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우울할까?’와 같이 생각하기보다, 주변인에게 혹은 전문가에게 이야기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전 상담을 믿지 않아요.십 대 때 용기 내어 받았는데,도움은커녕 상처만 남았습니다.
이론적 관점에 따라,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다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전문성을 갖춘 치료자라면 이론적 관점을 불문하고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보다 건강한 개인이 되는 것을 돕는 데 궁극적인 목표를 둡니다. 물론 치료자와 내담자 사이에 ‘궁합’이라는 것도 존재하죠.
특정 문제에 대해 스페셜리티를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시면 나와 맞는 치료자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혹시 다시 한번 심리 치료를 고민하는 중이시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상심리전문가(한국심리학회), 정신건강임상심리사(前 정신보건임상심리사, 보건복지부), 상담심리전문가(한국심리학회), 전문상담사(한국상담학회) 등 전문적인 교육 및 훈련을 거치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이를 인증 받은 전문가인지 반드시 확인해보세요.
TIP 우리가 심리치료 전에 가져야 할 자세
➊ 현실적인 수준의 기대를 가지자
심리치료는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나은 개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치료자와 내담자가 함께 노력하는 과정. 때론 불편한 감정과 기억을 떠올려야 할 때도 있다. 심리치료를 받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마술처럼 해결된다고 기대한다면, 버거워 포기하고 싶어질 수 있다.
➋ 긍정적인 마음으로 나를 열어 보이자
사실과 다르게 말하거나, 사소하다고 맘대로 판단해 말하면 안 된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이야기들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➌ 진지하게 임하자
치료 시간에 늦지 않기, 정해진 치료 날짜에 꼬박꼬박 참석하기, 치료법에 따라 주어지는 과제물 해오기 등. 아주 사소해 보이지만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치료자와의 신뢰관계를 돈독히 하고, 나의 변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치료 중 새롭게 습득한 행동 방식이 있다면, 평소에도 실천하려고 노력해보자.
➍ 치료의 주체는 나!
아무리 훌륭한 치료자도 어디까지나 조력자일 뿐. 스스로 ‘변할 수 있다’는 믿음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
Advisor 임상심리전문가 조은실
임상심리전문가 및 정신건강임삼시리사 1급 자격 취득 후 전문가로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867호 –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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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 editor 현요아
campus editor 하채린, 홍지선
illustrator 남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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