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세. 성관계를 경험한 청소년들의 첫 경험 평균 연령이래요.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저는 지금 27살. 두 배를 넘게 살았는데도, 아직 경험이 없거든요. 이렇게 말하면, “모쏠이야? 마법사야?” 물으실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연애는 꾸준히 해왔답니다.

 

얼마 전까지 ‘혼전 순결’을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어려서부터 받아온 보수적인 가정교육이 저를 가로막았던 것 같아요. “여성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니 결혼을 하고 나서 허락해야 한다.” 이런 말을 오래도록 들으며 자라왔거든요.

 

몸을 허락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행복하려고 섹스 하는 게 아니라, 이상적인 존재를 찾아서 소중한 걸 줘버리는 거라니. 얼마나 낡은 생각인가요. 불행히도 20대 초반 이런 생각들이 제 안에서 더 확고해진 거예요. 마음이 미처 무르익기도 전에 섹스를 요구하는 똥차들에게 연달아 데이다 보니, 자꾸 의심만 커지게 된 거죠. ‘그냥 나랑 한 번 해보고 싶은 게 아닐까? 자고 나서 마음이 식으면 어떡하지?’

 

다른 사람들은 잘만 하는데, 난 섹스에 왜 이렇게 거부감이 들까. 저도 이해가 안 돼서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는데요. ‘성’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단 사실을 깨달았어요. 무려 21세기에 청소년기를 보냈는데도 남자, 여자 갈라서 성교육을 받았으니까요. 대학에 입학해서 교양으로 배울 때까지, 피임법은커녕 콘돔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어요.

 

 

“아프면 어떡하지? 성병에 걸리면? 100% 피임은 없다는데 임신이라도 되면?” 섹스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세세하게 배우고 나니까 그건 그것대로 무섭더라고요. ‘불안과 공포에 시달려가면서까지 굳이 해야 되나?’싶었죠. 남초 과를 나왔는데, 그게 거부감에 쐐기를 박아주었고요. 술자리에서 은근슬쩍 여자친구와 섹스한 것을 뽐내거나, 성매매를 훈장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정말 존재했었거든요. 여자친구가 동기라도 되는 날엔? 다시없을 ‘걸레’로 낙인찍히는 건 순식간이었죠.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건, 20대 중반부터예요. 친한 친구들 중에 경험해본 사람이 많아졌거든요. 신기하게도 다들 “해보니까 진짜 별것 아니야. 왜 겁냈나 싶더라니까?”라고 말하더라고요. 이 친구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남자친구의 강요나 부탁이나 칭얼거림 때문이 아니라, 100% 자신의 선택에 의해 섹스를 했다는 점이었어요.

 

또 상대방의 배려가 있었다는 점. 그래서 전혀 후회가 없었던 거죠. 그때부터 제 안의 벽이 조금씩 깨졌어요. 정서적인 끌림이 깊어져 섹스를 하는 거라면, 연인 사이의 소통 방법 중 하나가 섹스라면, 굳이 결혼까지 미뤄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 몸 건강한 성인 남녀가 사랑에 빠졌다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는 단계까지는 발전한 거죠. 아직은 마음의 거리만 약간 줄어들었을 뿐이지만.(웃음)

 

지금까지의 저는 섹스를 경험해보지 않았다고 친구들에게 고백하는 게 너무 부끄러웠어요. 어딘가가 잘못된 사람처럼 느껴졌거든요. ‘섹스’라는 단어를 소리 내어 말하는 자체가 낯 뜨거웠고요. 그런데 요즘은 궁금한 건 솔직하게 물어보려고 해요. 내가 모자라서 섹스를 못 한 것이 아니라, 아직은 준비가 덜 되어서 안 한 것이니까요.

 

결심이 섰어요. 저는 내가 하고 싶을 때 내가 하고 싶은 남자와 내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섹스를 할 거예요. 그러고 보니, 나이를 먹고 섹스하게 되어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아요. 머뭇거리지 않고, 내가 좋고 싫은 것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 이렇게 말해놓고 30대나 40대에 첫 섹스를 하게 될 수도 있겠죠. 무슨 기록경기도 아니고, 그런다고 뒤처지는 건 아니잖아요? 물론 저도 금욕하는 수도자는 아니니 죽을 때까지 안 할 생각은 없지만요.(웃음)

 

저처럼 20대 후반까지 섹스 경험이 없어 걱정스러워하는 분들이 보고 계신다면, 제발 숨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막말로 지금 당장이라도, 아무나와 섹스하겠다고 들면 못 할 건 없잖아요. 하지만 그렇게 ‘섹스를 위한 섹스’는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니까요.

 

죄도 아니고,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일도 아니죠. 이상하게도 성을 말하는 데는 폐쇄적이면서도, 즐기는 것은 개방적이길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우린 신중했을 뿐이에요. 더 현명한 선택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접해보면 좋겠어요. 친구와 이야기도 많이 하고, 책이나 합법적인 영상도 보고. 저도 그렇게 걸음마를 하는 중이에요.


[869호 – 20’s but]

 

원할 때,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방식으로 섹스하겠다는 20대와의 인터뷰를 옮겼습니다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국민 주거고민 맞춤형 해결사 등장!


똑똑한 대학생은 집 구할 때 부동산을 이용하지 않는다

더 똑똑한 국토부 마이홈의 AI 마이봇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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