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사연>

비판을 받으면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어요. 그 비판이 정당한 비판이라고 해도 말이에요. 최근에 정말 오랜만에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을 상황이 있었는데 표정 관리가 안 돼서 난감했어요. 엄마는 비판을 자양분 삼아서 문제점을 개선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는데요.

막상 비판을 받으면 변명하기 바빠져요. 사실 제가 “뭐든지 잘 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다 쓴소리 듣기 싫어서 뭐든지 이 악물고 하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학창 시절엔 비판을 받는 일 자체가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걸까요? 한 번쯤 대차게 까이면 나아질까요?

– P양, 23세 


 

 

저도 비판에 힘겨워하는 편이라 100%의 정답을 줄 순 없습니다. 그러나 경험상 대차게 까이는 걸로는 나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비판 앞에 부끄러워지는 근저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아마도 자신이 모자란 사람이란 자괴감이 있을 테고요. 두 눈 똑바로 뜨고 세상을 마주하기 어려운 두려움도 있겠죠. 더 강한 비판을 받는다고 해서 그 자괴감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강한 사람이 되려면 오히려 따뜻한 지지를 받는 일정 시간이 필요할 듯싶습니다. 뭔가를 해보려다 실수해도 나를 지지해주는 변치 않는 손길이 있다는 걸 알면, 조금은 자신감이 생기겠죠.

별것 아니지만 제 경우엔 수능 대박과 그로 인한 칭찬 릴레이가 제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나를 파괴시키지 못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라는 니체의 말을 믿지 마세요.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프셨던 독일 아저씨일 뿐이니까요.

질문자님도 지지받을 곳을 찾아보시길. 친구, 연인, 취미, 여행. 뭐든 좋아요.


 

 

 

저도 비판 받으면 굉장히 힘들어하는 성격인데요. 아무리 제가 애써도 비판 받는 상황을 피할 순 없더라고요. 그렇게 25년간 울며 겨자 먹기로 수많은 비판을 받으면서 살아온 덕에 약간의 팁이 생겼어요.

일단 비판을 받으면 잊으려고 해도 계속 생각이 나서 괴롭잖아요? 저는 그럴 때일수록 집요하게 내가 들은 말에 대해 곱씹어 봐요. 그러면 상황이 좀 객관적으로 보이더라고요.

그 비판은 정당했나?→그렇다→근데 나는 왜 기분이 나쁜가?→혹시 전달하는 방식이 무례하진 않았나? 이런 식으로 분석하다 보면 그 사람이 정말 날 위해서 한 말인지, 아니면 공격을 위한 공격을 했는지 알 수 있어요. 설사 맞는 말일지라도 공격을 위한 비판일 뿐이었다면 무시해버리려고 합니다.

참고로 질문자님이 최근에 경험하신 ‘다른 사람들도 다 듣는데 공개적으로 특정인을 비판’한 경우는 상대편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질문자님을 위해서였다면 조용히 따로 말했을 거예요.


 

 

비판을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정당한 비판이라면 너그럽게 수용하겠다는 건 다 거짓말이에요! 아무리 정당하다 할지라도 비판을 받으면 누구나 표정 관리하기가 쉽지 않고, 변명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질문자님의 경우 그 덕분에 모든 일을 잘 해내고 있다고 하니, 오히려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정당한 비판이란 말을 달리 풀어보면, 질문자님께 책임이 있다는 뜻이겠죠. 실수했거나, 잘못했거나 혹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거나. 결국 정당한 비판을 피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지금보다 더 잘하면 됩니다.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이 악물고 해서 “뭐든지 잘 한다”는 칭찬도 받고 계신다니 이야기가 더 쉽겠네요. 이 악물고 성장해서 현재 비판 받으시는 일을 더 잘 해내시면 됩니다.


 

 

사실 가장 발전적인 방법은 어머니께서 조언해주신 대로 수치심을 노력하는 동기로 삼는 거죠. 그 조언대로 이미 충분히 잘 하고 계신 것 같고요.

다만 스스로를 위해서 본인에 대한 기준을 좀 낮추면 좋겠어요. 미대에는 ‘크리틱’이라고 공개적으로 교수님한테 까이는(?) 시간이 있는데요. 저의 경우 그걸 겪으면서 자신을 많이 내려놓았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부족한 사람들이잖아요. 그러니까 살면서 실수를 하고 비판을 받게 되는 건 당연한 거고요.

‘비판 받는 나도, 하는 너도 부족한 사람이다. 지금은 내 차례지만 다음은 네 차례가 될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면 좀 낫더라고요. ‘모두 까기 인형’인 교수님으로부터 무참하게 학살당하는 동기들을 보고 얻은 교훈입니다.


 

 

 

원래 뼈를 맞으면 화가 납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그 비판이 너무 맞는 말이라 할 말은 없지만 짜증은 나는 거죠.

반대로 뼈를 때리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상대가 당황하면 속으로 ‘풉, 이겼군’ 싶을 것 같아요. 차라리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하는 기술을 연마해보면 어떠세요? 변명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올 것 같을 땐 안면 근육에 힘을 바짝 주고 침을 다섯 번 꿀꺽꿀꺽 삼켜보세요.

그다음 이렇게 말해보세요. “아~ 그런가요~?” 세상에 비판 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들 기분은 나쁘지만 티를 덜 내고 있을 뿐입니다. 기억하세요. 표정 관리 안 되고 횡설수설 변명을 늘어놓을수록 질문자님 모양만 더 빠질 뿐이랍니다.

 

p.s. 참, 너무 맞는 말이라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너무 말도 안 되는 말이라 화가 나는 거라면 화내세요. 그래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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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비판 받는 상황을 못 견디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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