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를 해치우고 나름의 여유를 되찾은 요즘. PC방에 커플들이 가장 많이 출몰하는 시기다. 당장 동네 PC방만 가도 커플석 연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은 오손도손 앉아 가까운 여행지를 검색하는 것.

 

“이 펜션은 어때?”
“오! 예쁘다! 예약할까?”
“야.”

응?”
사랑해.”  (갑자기?)
피..나도..♡”  (Aㅏ…)

 

부럽…지 않다. 왜냐고? 그들은 아-주 높은 확률로 여행지에서 싸우게 될 것이기에.

 

노을빛 낭만을 가득 품고 떠난 여행지는 곧잘 광활한 UFC 케이지로 변하곤 한다. 낯선 곳에만 도착하면 뭐 그리 서로 예민해지는지. 여행지에선 스치기만 해도 서로에게 치명타다. 대학 시절 동기 하나는 해외여행지에서 여자친구와 다퉈 숙소까지 따로 썼다고. (실화) 심지어 다음 목적지로 향하는 야간 기차도 따로 탔다고. (실화2)

 

기껏 돈 쓰고 시간 내 떠난 여행에서 다툰 기억만 안고 돌아온다면 그보다 속상한 일이 있을까. 그래서 오늘은 커플 여행을 계획중인 이들에게 몇 가지 팁을 전하고자 한다. 서른여섯 번의 여행, 약 4,000번의 다툼을 겪으며 깨달은 궁극의 비기. <여행에서 싸우지 않는 법 6>. 차근차근 읽어보고 애인과 공유해 보시길.

 

 

1. 일의 [양]이 아닌 일의 [종류]를 분배하자. 

 

 

초보 커플들이 가장 쉽게 저지르는 실수다. 여행 업무의 양을 반띵 하는 것. “첫날 코스는 내가 정할게 둘째 날은 오빠가 맡아 줘!” 얼핏 보면 공평해 보이지만 여기엔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 있다. 바로 서로의 능력치가 다르다는 사실.

 

타고난 능력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를테면 힘캐릭터/민첩캐릭터/지력캐릭터 식. 나는 힘캐고 너는 지캐인데 여행 코스를 반반 나눠서 짠다? 힘캐의 더딘 진도+엉성한 결과물을 지켜보는 지캐는 속이 터지기 마련. 참다못한 지캐의 잔소리 한 마디에 싸움은 시작된다. 힘캐는 힘캐대로 열심히 했는데 억울, 지캐는 지캐대로 결국 내가 전부 새로 짜야 하니 짜증. 답이 없다.

 

이런 싸움을 방지하기 위해선 각자의 ‘능력’에 따라 일의 ‘종류’ 나누는 방법을 추천한다.
1. 일정은 꼼꼼한 A가 짜고, 가방과 짐은 여행 기간 내내 힘센 B가 든다.
2. 맛집은 먹스타 만렙 A가 고르고 유적지 사전 조사는 국사 2등급 출신 B가 예습한다. 등등.
명심하자. 분업의 핵심은 비교우위 파악에 있다는 점을.

 

 

2. 흡연자 + 비흡연자 커플이라면

 

 

폐에 끼치는 담배의 해악은 커플 여행에도 폐를 끼친다. 펀치라인 흡연자 입장에서는 담배를 마음껏 태우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 비흡연자 입장에서는 “여행 얼마나 한다고 그 잠깐을 못 끊어?” 라는 불만. 이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4.500원짜리 담배 하나가 45만 원 들여서 떠난 여행을 망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해답은 (뻔하지만) 서로의 배려다.

 

1) 비흡연자의 배려

 

비흡연자인 당신은 ‘담배 타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을 확률이 높다. 물론 당신의 잘못은 아니다. 비흡연자니까. 다만 행복한 여행을 위해 지금부터 알아두도록 하자. 흡연자인 당신의 애인은 ‘담배 타임’이 필요하다. 그것은 일정 시간 간격으로 주어져야 한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그냥 이렇게 생각하자. 당신은 지금 니코틴 1회 충전에 최대 2시간 사용 가능한 로봇남친과 여행을 왔다고.

 

+)최소 한 시간 ~ 두 시간 간격으로는 흡연타임을 제공하자. 식후 흡연은 디폴트로. 식후 흡연자의 흡연욕은 성난황소가 와도 못 말린다.

 

 

2) 흡연자의 배려

 

30분에 한 대 꼴로 담배를 태우는 헤비 스모커일지라도 여행 기간만큼은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절연하자. 비흡연자 입장에서 담배 냄새가 주는 스트레스는 흡연자의 상상을 초월한다. 커플 셀카를 찍겠다고 얼굴을 맞댔는데 짚고긴한 담배 쩐내가 풀풀 풍겨온다면 누구라도 반갑지 않을 것. (아이코스도 특유의 비린내가 있다. 생각보다 역하다고.)

 

최소 1~2시간 당 한 개피로 타협 하는 게 좋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 정도도 못참을 거면 애초에 여행 따위 집어 치는 게 낫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 하나. 숙소 내 절대 금연. 그곳이 침실이든, 테라스든, 화장실이든, 환풍기 바로 앞이든. ‘숙소’라는 카테고리 안의 공간에서는 금연이다. * 문과생들은 몰랐겠지만 담배 연기는 ‘기체’다. 그리고 기체는 문틈 따위 가볍게 ‘통과’하여 당신 ‘애인의 코’를 찌를 수 있다는 어마어마한 사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담배냄새 줄이겠다고 껌 같은 거 씹지 말자. 그래봤자 후라보노 향 나는 담배냄새다. 차라리 칫솔치약 세트를 휴대하고 1담배 = 1양치를 습관화 하는 방법을 추천. 번거롭더라도 여행기간 동안만큼은 애인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시도해봄직 하다.

 

 

3. 스마트폰 사용 규칙 세우기

 

 

여행지에선 여차하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폰을 들여다보고 있을 확률이 높다. 헌데 연인 입장에선 폰을 들여다보는 애인의 모습이 은근 신경이 쓰인다. 기껏 여행 왔는데 나에게 소홀한 것 같으니 속이 상할수밖에. 나는 버스 노선도를 검색하고 있었는데 애인 입장에선 여행까지 와서 폰만 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런 오해를 막기 위해선 협의 하에 나름의 규칙을 세우는 게 좋다.

 

경험상 <하루에 10번 미만으로 보기> 식의 횟수 제한은 비현실 적이었던 것 같다. 언제 어떤 용도로 폰이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 차라리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전에 이유를 간단하게 고지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잠깐 맛집 지도 좀 찾아 볼게”, “게임 출석 보상만 받을게”, “조별과제 단톡방에 톡 하나만 남길게,”처럼, 내가 왜 지금 스마트폰을 보는지 상대에게 알려주자. 간단한 알람만으로 상대에겐 배려받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며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 일 또한 막을 수 있다.

 

 

4. “원래 사진 똥손이라..”라는 변명

 

 

은근히 서운하다가 대놓고 짜증 나는 부분이 바로 사진. 한쪽은 찍는 족족 인생샷을 건져주는데 다른 한쪽은 매번 알 수 없는 추상 작품을 내놓는 경우다. 분명 같은 장소에서 같은 카메라로 찍는데 왜? 싶을 정도로 사진 감각에 차이가 나는 커플이 생각보다 많다. 이런 경우 여행 중엔 문제없다가 여행이 끝난 후 사진을 정리하다 마음이 상한다.

 

당장 구글에 “인물 사진 팁”만 쳐도 기본적인 사진 노하우를 알려주는 포스팅이 수두룩하다. 사진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중 두 세개만 링크를 따서 카톡에 저장해 두도록.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본투비 사진 똥손인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노력조차 않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당신의 사랑스러운 애인도 멋진 여행 사진을 남길 권리가 있다.

 

 

5. 플랜 B 플랜 C의 중요성

 

 

『여행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두둥)

 

앞서 다양한 이유를 열거했지만 사실 연인이 여행지에서 가장 많이 싸우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꽃밭에서 인생샷을 건지려고 했는데 쏟아지는 비, 공교롭게도 휴무인 맛집, 방금 막 떠난 버스. 계획이 틀어지는 순간엔 누구랄 것 없이 예민해지고 짜증이 치솟기 마련이다

 

여기선 불행한 상상력이 힘을 발휘한다. 여러 최악의 가정을 세우고 미리 대안을 마련해 두자. “만약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타자” “그날 비 오면 숙소에서 귤 까먹으며 영화나 보자” “내가 맹장이 터지면 내년 3월에 다시 가자.” 등등.

 

마미손급의 혜안을 지니지 못한 우리 범인들은 늘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OK 계획대로 되고 있는 여행 같은 건 세상에 없다. 미처 플랜B, 플랜C를 세우지 못하고 떠나더라도,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라는 점은 연인과 가슴에 새겨두자. 그것만으로도 돌발상황에서 서로 감정에 상처를 주는 일은 대폭 줄어들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여행은 “더 나은 것”을 경험하기 위한 여정이 아닌 “낯선 것”을 경험하기 위한 여정이라는 말이 있다. 방금 내가 한 말이다.

 

설사 여행이 생각만큼 즐겁지 않더라도, 낯선 곳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을 가슴에 담아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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