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인생의 난이도가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든다. 능력치도 낮고, 아이템 운도 없는데 깨야 될 퀘스트는 왜 이렇게 많고 어려운지. 그렇게 매일을 꾸역꾸역 버티다가 문득 이런 마음을 먹기도 한다. ‘아, 못 하겠다. 차라리 그냥 사라지고 싶다.’
나의 신세 한탄 파트너 H는 이 생각에 적극 동감해주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다. 우리는 꽤 오랫동안 무탈하게 사라질 수 있기를 남몰래 꿈꿔 왔는데, 지난달 발매된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앨범 <Aliens>의 수록 곡 ‘사라지는 꿈’을 듣고 깜짝 놀랐다. 세상에, 우리 같은 사람이 또 있다니!
노래의 화자는 4분 17초 동안 퍽 경쾌한 목소리(술탄이 늘 그래 왔듯!)로 사라지기를 거듭 희망한다.
“사라지는 꿈을 꾸곤 해/숨을 곳을 찾아 떠날래/상처뿐인 여길 벗어나/숨을 쉴 수 있길 바라네.”
하지만 이 가련한 친구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어디로도 떠나지 못한다.
“사라지면 끝인 줄 알았는데/웃을 줄 알았는데 버리지 못해/결국 제자리에서”
그런 주제에 ‘사라지고 싶다’고 입으로만 염불(?)을 외는 것이 우리와 붕어빵처럼 꼭 닮아서 피식 헛웃음이 났다. 한 것도 없는 데 벌써 연말이다. 아마 내년도 비슷하거나 더 나빠지겠지. 조만간 H와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음악을 배경으로 웃픈 춤이나 춰야겠다.
<Aliens>
술탄 오브 더 디스코
2018.10.30. 발매
[871호 – culture letter]
진짜 호주를 만날 시간
총 150명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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