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완벽한 타인>을 봤다. 가장 가까운 사이일수록, 실은 서로를 가장 모를 수 있다는 얘기였다. 궁금해졌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4쌍의 베프들이 저마다의 사연이 담긴 ‘우정템’을 들고 포토 스튜디오에 모였다.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아니었고, 멀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가까웠던 우리들의 이야기.


 

# 13년째 베프 중

 

우정템 – 2G폰

우린 맞춘 것도 아닌데 13년째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기종, 똑같은 컬러로 핸드폰을 바꿔.가끔 서로의 폰인 줄 알고 가져가기도 하고. 그러다 톡이 와서 확인하면 친구 어머님….

 

홍익대 목조형가구학 15 임지연(왼)
이화여대 교육학 14 하채린(오)

 

 

 

13년째 친구면, 서로 흑역사도 잘 알겠네?

지연 아악! 난 말 못 해. 모든 기억을 잃었어…. 채린 얘가 중학교 때 질풍노도가 심각하게 와서, 수업 안 듣고 맨날 후드 쓰고 이어폰 끼고 창가에 앉아 있었어. 샤이니 노래에 춤춘 사진, 학교 축제에서 시 낭송한 사진 내가 다 보내줄 수 있어.(사악) 지연 괜찮아. 넣어둬. 갖고 있어.

 

둘 다 13년 간 많이 변했어?

지연 얘는 대학교 와서 역변을 겪었어…. 채린 푸하하. 지연 원래는 긴 머리를 고수하고 단아한 이미지에 엄청 모범생인 친구였는데 (슬쩍 보더니) 대학 와서 날라리가 됐어. 머리색을 1년에 열 번씩 바꾸고. 빨강, 보라…. 아주 컬러 수집가인 줄? 처음 보고는 “채린아! 엄마 기절하시겠어” 이랬잖아. 채린 인정. 우리 엄마 진짜로 기절할 뻔. 지연 조용했던 애가 동아리랑 대외활동도 있는 힘껏 하더라고. 이런 에너지가 있었나 싶어. 채린 모범생에 질렸었거든. 대학 와서는 4년간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는 게 목표였어.

 

변한 친구에게 섭섭했던 적도 있어?

채린 (옆을 보며) 말해도 돼? 20대 초반에 얘가 엄청나게 다이어트를 했었어. 약속도 잘 안 잡고, 만나면 밥도 같이 안 먹고.(울컥) 오랜만에 겨우 만나서 팥빙수 먹으러 갔었는데, 정말 한 입도 안 먹는 거야. 지연 아니 이미 말해놓고 뭘 물어봐. 처음부터 안 먹겠다고 커피 마시겠다고 했잖아~ 근데 혼자 결제까지 하고 와서 싹 다 먹던데? 채린 그렇게 조금만 같이 먹어달라고 했는데도 네가 야박하게 절대 안 먹어줘서 꾸역꾸역 다 먹은 거거든?

 

서로 싫어하는 음식 같이 먹어준 적 아예 없어?

지연 응. 나는 가리는 음식이 거의 없고, 얘도 진짜 싫은 거 하는 성격 아니야. 단호박으로 ‘나 그거 안 먹어’ 했으면 했지. 엊그제도 오늘 촬영에 맞춰 입을 옷 사러 동묘 갔다가 초밥 먹자고 했는데, 읽고 답을 안 하더라. 바로 접었어. 채린 (손사래 치며) 아냐. 나 진짜 못 봤어. 근데 와사비를 싫어해, 나는. 지연 그렇구나… 싫구나… 못 봤구나….(씁쓸)

 

반격 안 해도 돼?

채린 연락은 얘가 더 안 해. 지난 여름방학 내내 두 달간 연락 안 하고, 만나지 않은 적도 있어. 지연 전화는 하지 않았어? 채린 안 했어. 나 알바하는 것도 인스타 보고 알았다며.(한숨) 그때 뭐 했어? 지연 아… 남동생이랑 PC방 가서 ‘배그’ 하고 그랬던 듯? 그래도 네 카톡은 빨리 보는 편인데…. 학교 친구들은 “죽었냐?” 욕하기도 해. 그리고 사실 카톡을 길게 하는 게 스트레스라 전화가 좋아. 전화로도 언제 어디서 보자 그러고 끊지만. 하핫. 채린 카톡을 귀찮아하는 줄 알았지, 스트레스인 건 처음 알았네. 하긴 우리 좀 특이하긴 해. 주기적으로 연락 안 하는 타이밍이 있잖아. 서로 바쁘면 연락 잘 못 하기도 하고. 지연 맞아. 근데 연락 공백기 타이밍이 맞는 편인 듯. 오랜만에 만나도 크게 섭섭하거나 어색하지는 않아.

 

혼자만 아는 친구의 습관 있어?

지연 채린이는… 칸트가 따로 없었어. 하도 칼 같아서 지나가면 시간을 알 수 있을 것 같았지. 약속 장소에도 막 1분 단위로 나와서 기다리고, 10분 늦는 것도 이해 못 하고. 내가 니네 학교 앞으로 가는 건데 10분은 이해해줄 수 있지 않냐! 채린 나도 요즘은 안 그래. 10분 정도는 융통성이 생겼다고. 왜 집착했지 과거의 나…?

 

제일 크게 싸운 건 언제야?

채린 싸운 것까진 아닌데, 내가 연락을 피한 적이 있어. 서운한 거 있어도 말을 잘 못 해서. 지연 니가? 내 연락을? 언제? 채린 왜 그때 김치찜 먹을 때 울면서 얘기했었잖아! 지연 아, 크리스마스 파티! 채린 크리스마스에 부모님과의 약속도 미루고 기다렸는데 얘가 갑자기 당일 파토를 낸 거야. 너무 외롭고 섭섭했지. 지연 그때 알바하고 시간이 너무 늦게 끝난 거야. 바로 자리를 마련하고 사과했지. 너무 미안했어. 채린 알아. 그래서 마음이 풀린 거야.(미소)

 

집에는 사이좋게 가야지. 친구가 제일 보고 싶은 때는 언제야?

지연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사소한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만나면 4~5시간 동안 수다만 떨다가 입이 아파서 집에 온다니까. 채린 바로 못 만날 땐 전화라도 하면 속이 시원해지잖아.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이 친구밖에 없어. 아, 눈 오거나 슈퍼문이 떴을 때도 바로 연락해. 친구 맞아 맞아. 신기한 거 예쁜 거 공유하고 싶을 때도 연락하지. “봤냐?” 하고.


# 군대 갔다 마주친 베프

 

우정템 – 베레모

뭐 좋다고 군대까지 같이 가겠어. 엄밀히 동반 입대는 아니야. 우연히 시기가 맞았을 뿐. 그런데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훈련소에서 만나니까 진짜 반갑긴 하더라. 서로 막 손 흔들다가 혼났잖아.

 

중앙대 경영학부 16 김동건(왼)

명지대 경영학 16 유재현(오)

 

 

 

서로의 첫인상은 어땠어?

재현 재수 없다? 동건 미안, 난 사실 니가 기억이 잘 안 나. 재현 야 이 C! 동건 음… 그냥 첫인상이 밋밋했던 거 같아. 많은 사람 중 한 명? 고 정도? 넌 내가 왜 재수 없었냐? 재현 1학년 때부터 잘생긴 걸로 전교에서 유명해서 알고 있었지(수습 중). 그런데 2학년 올라왔더니 같은 반이라 놀란 거야.^^

 

어쩌다 친해진 거야?

동건 축구 하면서 친해졌지. 재현 축구 포지션도 비슷했어. 2년간 같은 반 하면서 계속 짝꿍이었고. 동건 내가 항상 뒷문 앞자리에만 앉았었거든. 자도 덜 걸리는 자리라서.(웃음) 당시에 짝을 고를 수 있었는데, 얘가 항상 나를 따라다니더라고? 재현 아~ 그래서 거기 앉은 거였어? 그건 몰랐네.

 

동반입대 했다던데?

재현 엄밀히 동반입대는 아니야. 난 사회복무 요원이고, 이 친구는 의경이거든.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지원해서 얘가 일주일 먼저 훈련소에 들어간 거야. 동건 우리가 뭐 그렇게까지 친한 사이는 아니지…. 재현 뭐가 좋다고 군대까지 같이 가겠어. 훈련소에 들어갔다가 만난 거지. 근데 심지어 생활관까지 옆 건물이더라. 동건 아는 사람 한 명도 없는 데서 만나니까 어찌나 반갑던지…. 재현 얘가 키가 크니까 아침에 점호 나가면 멀리서도 보이더라고. 마주치면 서로 반사적으로 손 흔들고 인사했다가 군기 빠졌다고 혼나고. 흐흐.

 

고등학교 때 서로에게 ‘여사친’을 소개해줘서 사귄 적도 있었다며? 지금도 여전히 좋은 사람 있으면 서로에게 소개해줄 수 있겠어?

동건 응. 계속 소개해주고 싶어. 연애할 때 진짜 잘 하는 착한 남자거든. 여자친구랑만 놀고 올인 하는 스타일이라. 연애 시작하면 친구들 거의 안 만나고, 연락도 안 해. 좀 심하지. 재현 맞아. 인간관계를 좀 두루두루 챙기지 못하는 편이긴 하지. 반성하는 중이야. 동건 섭섭할 때도 있어. 연애도 길게 해가지고, 최대 반년 이상 못 보기도 하고. 먼저 부르는 일도 잘 없고. 근데 여자친구가 내가 아는 사람이면 좀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 재현 감동받았다. 착해져야겠네, 나…. 너한테도 여자친구한테 하는 만큼 잘할게. 동건 느끼고 있다니 다행이네…. 재현 얘는 나쁜 남자 같지만, 겉으로만 그렇고 속은 아니야. 그래서 나도 계속 소개시켜줄 거야. 인간성은 진짜 보장해! 동건 맞아. 나 착해.

 

서로의 첫사랑도 잘 알겠네?

재현 첫? 사? 랑? (의뭉스럽게) 그분 말하는 거야? 너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 동건 응응, 그래 ‘좋아했던 사람’. 한 명이야.(급하게 화제 전환) 넌 누구냐? 00이냐? 재현 (화들짝) 실명 막 말해도 돼?! 큰일 나, 진짜.

 

폭로전 한 김에 끝까지 가자. 부끄러웠던 순간도 시원하게 공개해줘.

재현 단점하고도 연결되는데…. 동건 어디 해봐 한번. 재현 방귀를… 되게 시원하게 잘 뀌어. 길을 걷다가도, 수업 중인 교실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절대 참지 않지! 필기 중에 ‘부앙’ 하면 애들이 익숙하게 다 얘만 쳐다보고, 난 옆에 있으니까 작작 뀌라고 한 번 때려주고. 선생님이 짜증 내신 적도 있어. 동건 내가 장이 안 좋아서 그래. 그치만 냄새는 안 나. 똥방귀는 기분까지 안 좋아지잖아. 재현 맞아. 기분 좋은 방귀야. 얘 방귀는.(수습22)

 

 

갑자기 훈훈하다. 그럼 말 못했지만, 서로가 부러웠던 적은?

동건 잘 생각해봐. 나 좀 부러울 수 있어. 재현 이런 거! 부럽지. 강한 자존감과 자신감을 타고났어. 동건 음, 얘는 몸이 좋아. 어깨가 넓어서 여름에는 특히 티셔츠 핏이 좋더라고. 그리고 운동신경을 타고났어. 물론 축구는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지만. 축구는 질 수 없어. 재현 축구, 게임, 축구 게임은 예민하지. 그렇고 말고.

 

고마웠는데 부끄러워서 말 못 한 건 없어?

동건 사실 내가 입대하기 전에 슬럼프를 좀 겪었어. 그때 징징대는 것도 다 받아주고, 여행도 같이 가주고 고마웠지. 재현 친구니까 챙기는 거지, 뭐. 동건 넌 나한테 고마운 거 없어? 재현 비슷해.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하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위로가 되는 좋은 이야기들도 해주고. 술도 같이 마셔주고. (친구 보면서) 됐지? 동건 좋아!


 

# 같은 학교 같은 집 베프

 

우정템 – 베개

서로 다르게 컸지만 셰어하우스에 같이 산 1년 반 동안 살면서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 학과 선후배라 불편할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없고. 아니, 근데 나 진짜 괜찮아? 섭섭한 거 없어? 꼰대라 불편하진 않았어?

 

경희대 호텔경영학 16 조민경(왼)

경희대 호텔경영학 15 홍지선(오)

 

 

 

처음 볼 때부터 같이 살고 싶었어?

지선 (당황) 앗… 당연하지! 민경 (당황2) 아아…그럼! 처음부터 느낌이 좋아가지고. 다행히 지금까지도 좋고. 지선 진짜? 볼 때부터 저 사람이랑 같이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민경 응!

 

셰어하우스에서 옆방에 살면 서로의 생활 습관도 많이 알겠는데?

지선 일찍 일어나! 민경 (고민) …혼잣말을 하는 거? 히히. 지선 (놀람) 오, 소름! 어떻게 알았어? 민경 일부러 들은 건 아니고, 내용은 못 들었지만 혼잣말하는 것 같더라고. 지선 네가 아는지 전혀 몰랐어! 그거 내가 가끔 이불킥 하면서 내는 소리야….

 

그럼 급해서 몰래 서로 물건 쓴 적 있어?

지선 나 한 번 있어…. 민경 (놀라서) 엥? 지선 아니, 물건은 아니고, 화장실이 너무 급한데 풀방이기에 민경이 방에 있는 화장실을 썼어. 미안해! 민경 하하. 맘껏 써도 돼! 근데 내 방 지저분했을 텐데…. 지선 아무것도 못 봤어, 진짜! 방문을 열어야 해서 눈을 흐릿하게 떴지. 근데 넌 내 젓가락 쓴 적 있지 않아? 내가 안 썼는데 개수대에 들어가 있더라고. 민경 나 진짜 아닌데! 일회용 젓가락 완전 많은데? 지선 앗 미안… 괜히 오해했네.(쭈굴)

 

방 쓰면서 서로 신경 쓰였던 거 없어?

지선 …(눈치) 또 자기 고백해도 되나? 6개월이 지나서야 깨달았는데. 내 방에서 노래를 틀면 밖에서 엄청 잘 들리더라고.(당황) 착해서 다들 나한테 말을 안 한 거야! 민경 방에 있으면 잘 안 들려. 거실에선 좀 들리더라. 근데 뭐 어때. 다들 방에 있는 시간이 많은데. 괜찮아!(호탕) 지선 (감동) 진짜?

 

지선이 미안함 고백 특집 같은데?

민경 그니까! 전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지선 사실 내 그릇은 나중에 설거지하려고 빼놨는데, 매번 네가 다 해준 것도 너무 미안했어. 민경 내 그릇만 닦고 가긴 좀 그렇잖아. 언니 것 몇 개 안 되는데.

 

서로 말 못하고 섭섭했던 거 있다? 없다?

지선 아….(눈치) 민경 으응? 그땐가?(웃음) 지선 (손사래 치며) 아냐, 진짜 안 섭섭했어. 민경 나랑 지선언니랑, 다른 룸메 언니랑 이렇게 셋이서 친한데, 지선 언니 없이 둘이서 논 적 있었거든. 아니 근데, 속이려고 속인 게 아니라 급하게 나가느라. 택시 타고 나오면서 생각이 나서 연락했지. 지선 언니도 일정이 있더라고…. 물론 충분히 섭섭한 건 이해하고…. 지선 아냐. 오히려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맙고 미안한데. 흑흑.

 

솔직히 민경이는 선배랑 같이 사는 거니까 불편했겠지?

민경 지선 언니가 꼰대 스타일은 아니야…! 그래도 같은 과 선배니까 조심스럽긴 했지. 지선 흠… 근데 왜 나한테 계속 존댓말을 쓰는 거야? 민경 아, 내가 처음에 존댓말을 쓰면 말 놓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서…. 지선 근데 오빠들한텐 반말 쓰잖아. (조용히) 다른 룸메한테도…. 좀 섭섭하다? 민경 어…. 그 언니는 알바를 같이 해가지고. 지선 (웃픔) 흑흑.

 

조금이라도 훈훈할 때 마무리할게. 앞으로 얼마나 더 같이 살 수 있을 것 같아?

지선 & 민경 (동시에) 3년! 민경 오~ 똑같다. 지선 응. 딱 3년 정도면 둘 다 대학 생활에서 좋았던 기억으로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아!


 

#4년 CC이자 베프

 

우정템 – 책

우리 사이에 추억이 담긴 물건은 아무래도 책이야. 서로 선물해주고 안 읽은 책이 집에 그득해. 나름 서로의 취향을 고려해서 선물한 건데…. 1년 안에 읽겠지? 언젠가 읽긴 하겠지?

 

홍익대 예술학 15 홍성주(여)

홍익대 경제학 12 한정희(남)

 

서로 첫인상은 어땠는데?

성주 마초? 그때 오빠가 막 전역해서 군기가 바짝 들어 있었거든. 정희 (머뭇머뭇) 음. 난 되게 좋았…. 성주 (장난) 뭐야. 뭐가 좋았어. 왜 머뭇거려. 정희 (당황) 아냐 아냐. 처음 만났을 때 ‘얘가 나 좋아하나?’라고 오해할 정도로 내 말에 집중하고 귀 기울여줬잖아. 그래서 첫인상이 엄청 좋았었지.

촬영장에 갖고 온 책은 뭐야?

성주 추억이 담긴 물건 가져오랬잖아. 그게 책이거든. 서로 선물해주고 안 읽은 책이 워낙 많아서. 정희 나름 서로 취향 고려했는데. (책 가리키며) 아니 싫으면 싫다고 말하라 했었는데. ‘반드시 읽겠다!’고 하더라고. 성주 하하. 완전히 안 읽은 건 아니라니깐? 첫 장까지는 읽었는데 재미가…. (책 덮으며) 오빠는 아예 안 읽었잖아. 정희 내가 역사를 좋아하는 건 맞혔지만, 책을 안 좋아하는 건 간과한 거지. 그땐 서로 잘 몰랐으니까.

주고 받은 선물 중에 워스트도 있어?

정희 아! 성주 뭐야. 기다렸다는 듯이? 정희 (머쓱) 아니, 아니. 선물은 아니고. 네가 노트북에 붙이라고 스티커 줬었잖아. 근데 사실 어디가 예쁜 건지 잘 모르겠어…. 물론 붙이고는 있지만?(다급) 성주 흠? 그랬군. 나도 맘에 안 드는 선물은 없어. 아 근데 ‘방식’이 좀 그런 선물은…. (팔꿈치로 찌르며) 오빠가 말해볼래? 정희 (당황) 아하하… 너 진짜 솔직하다. 음… 그때 한창 취업 준비 중이어서 생일선물을 돈으로 줬었지. 미안해.

 

그럼 데이트하는 동안, 싫어하지만 서로가 좋아해서 먹었던 거 있어?

정희 초밥. 성주 제육덮밥. 정희 엥? 그건 몰랐는데. 제육덮밥이라고? 돈가스 아니고? 성주 아, 돈가스가 있었네. 근데 제육덮밥도 그닥…? 평소에 너무 많이 먹어서 좀 물렸어. 정희 아하. 제육덮밥~ 몰랐네. 돈가스는 알고 있었는데.(시무룩)

 

첫 키스 장소는?

정희 세종대. 성주 칵, 칵테일! 정희 (정적) 음? (잠깐 생각하다) 나는 세종대라 생각했는데…. 아닌가? 성주 (단호하게) 이번엔 내 기억이 더 확실한 것 같은데.

 

뭐야, 세종대는 어디야.

성주 우리 집 근처이긴 한데. 정희 (삐질삐질) 그니까. 집 앞 아닌가…? 성주 (장난치며) 누구 집 앞? 정희 (당황) 응? 성주 내가 생각하기로는 칵테일 집인 것 같은데. 홍대에 있는 거. 정희 (계속 생각하다) …아, 그 체인점? 성주 체인점? 홍대에 몇 개 더 있긴 하지. 정희 (땀22) 그래. 그 홍대에 두세 개 있는… 칵테일집! 다른 사람들은 이런 거 다 기억하려나?

 

여기서 급질문! 권태기 겪었던 적도 있어?

정희 & 성주 (동시에) 응. 어? 정희 아, 난 시간 약속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잖아. 근데 넌 좀 늦는 편이고. 그래도 처음엔 미안하다고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늦어도 미안하다고 안 하길래. 그래서 얘가 날 안 좋아하나보다…(먼 산). 성주 진짜 그랬어? 정희 응. 진짜. 나에 대한 성의가 많이 없어졌다…. 성주 알겠어. 앞으로는 안 그러는 걸로!

 

성주는?

성주 순간순간…? 정희 (동공 지진) 순간순간? 성주 응. 예를 들면. 정희 (이 악물며) 응. 하나 얘기해봐. 성주 뭐야 너무 무서워 이 인터뷰! 그냥 예를 들면 이런 거지. 이젠 서로 너무 친하니까 뭔가 내가 오빠의 감정을 다 받아주고 있다고 느낄 때? 연인보다는 친구나 가족처럼 느껴져서 좀 혼란스러울 때가 있었어. 정희 아아….

 

서로가 가장 멋져 보일 때는 언제야?

정희 일할 때 멋있더라. 나랑 있을 때는 여자친구이자 베프인데. 내가 모르는 모습들을 볼 때? 집중하면서 일하는 모습 보면 되게 멋있더라고. 성주 오~ 나도 오빠가 두꺼운 경제 책을 읽고 있으면 진짜 멋있더라고.

 

오글거려서 말 못 했지만 고마운 순간도 많았지?

정희 그치. 가족한테도 못 하는 힘든 얘기를 들어주고. 매번 잘 할 수 있다고 응원해줘서 항상 고마워. 성주 너무 감동인데? 나도! 피곤해도 시간 내서 보러 와주는 게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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