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니 스무 살 이후 정말 다양한 알바를 해왔네요. 전단지 돌리기, 카페와 베이커리 알바, 백화점 판매직, 쇼핑몰 상담원 등등. 가족들에게 손 벌리기도 미안하고, 내 돈은 내가 벌어서 써야겠다는 책임감에 지금껏 쉬지 않고 일해온 것 같아요. 호기심도 많은 편이라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여러 알바를 하다 보니, 새로운 사람도 많이 만났고 즐거운 경험도 많아요.

 

그렇지만 당연히 좋은 경험만 있었던 건 아니죠. 이 세상엔 인성이 좋은 사람들만 있진 않으니까요. 체감 상으로는 화난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요즘 뉴스에도 나오잖아요. 알바생 얼굴에 햄버거를 던지면서 화풀이를 한 운전자나, 아빠보다도 나이 많은 운전기사에게 막말을 한 초등학생이나. 갑자기 분노 조절을 못 해서 알바생에게 화내는 경우는 아주 흔하죠.

 

 

일방적인 화풀이는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일에서 훨씬 심하게 겪는 것 같아요. 목소리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담원 알바를 3년간 했었는데요. 유독 화난 사람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와요. 목소리부터 ‘어리네? 게다가 여자네?’ 싶으면 바로 반말하는 사람들이 태반이에요. 몇 번 말장난 치면서 심기 건드리다가 ‘잘 참네?’싶으면 폭언까지 이어지기도 하고요.

 

화풀이할 곳이 없어서, 별 용건이 없으면서도 전화를 걸어 1시간 동안 괴롭히는 경우도 있었어요. 요샌 매뉴얼이 있어서, 차라리 폭언이나 욕설을 하면 대응이라도 할 수 있죠. 일개 알바생이 해결할 수 없는 회사 차원의 문제를 물고 늘어지거나, 능구렁이처럼 말꼬리를 잡아 의미 없는 말장난을 할 때는 울화통이 터져요. 본인이나 재밌겠죠. 내 얼굴을, 내 눈을 직접 보고도 과연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면대면 알바가 더 수월하단 말은 아니에요. 다르지 않아요. 체구가 작고 여려 보인다 싶으면 마찬가지로 반말은 기본에 “알바 따위가” 폭언으로 이어지기도 쉽고요. 심한 경우 폭행당하기도 해요. “남자친구 있어? 아저씨랑 데이트할래?” 아빠보다도 나이 많은 손님에게 성희롱당하는 건 일상이었어요.

 

전부 알바생들을 감정 쓰레기통 취급하는 거예요. 나보다 어리고 힘이 약한 사람에게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사실은 그들도 알 걸요? 알바생이 사과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 본인의 화를 그렇게까지 받아줄 이유도 없다는 것. 솔직히 이런 식의 화풀이는 제대로 문제를 해결할 용기가 없거나 단순히 심심해서 만만한 사람 붙잡고 늘어지는 것 아닌가요? 결국 ‘컴플레인’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갑질’일 뿐이죠.

 

 

손님들의 화풀이가 반복될 때마다 스스로가 부정당하는 기분을 느껴요. 나도 사람인데 사람답게 살 수 없다는 느낌이요. 다 먹고살려고 하는 일인데…. 상식 밖의 손님에게 당한 날은 아무리 마음을 추스르려고 해도 잘 안 돼요. 울컥해서 밥도 잘 안 넘어가고요. 본의 아니게 자존감도 낮아졌죠. 어떻게 해결할 방법도 딱히 없어요. 노래를 듣고, 맛있는 걸 먹고, 잠을 실컷 자는 일상적인 방법이 전부예요.

 

그냥 제가 맡은 일을 잘 해내고, 가끔씩 손님들이 건네는 작은 다정함을 원동력 삼아 즐겁게 일하고 싶은 것 뿐인데. 그게 그렇게 무리한 바람인가요? 한 사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나오려면 인성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법이라도 생기면 좋겠어요. 적어도 선량한 구성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말이에요. 몰상식하게 화풀이 하는 인종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세상이 좀 나아질 것 같아요.

 

대부분의 알바생들이 반격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일 거예요. 이제까지 참아온 시간, 여기에 들인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하는 두려움도 있고요. 그래서 알바할 때마다 되도록 긍정적으로 임하려고 노력하지만, 멘탈이 무너질 때가 많아요.

 

그럴 때 저는 내가 사랑받는 존재라는 걸 떠올려요. 알바생도 퇴근하면 평범한 20대 시민이잖아요. 일상에서의 나는 엄마의 소중한 딸이자, 사랑받는 친구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알바하며 부당한 상황에 처할 때 너무 참고 속앓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잊지 말기로 해요. 세상에 ‘그렇게 대해도 되는’ 사람은 없어요.

 

※ 엄마의 소중한 딸이자 사랑받는 친구로서 언제나 성심성의껏 알바하는 20대와의 인터뷰를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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