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사연>

연말이네요. 벌써부터 지인들은 송년회 준비를 하더라고요. 저도 작년까지는 사람들을 만나 북적북적한 연말을 보냈었는데요. 이번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팀플, 과제, 아르바이트 등으로 너무 바쁘고 힘들었거든요. 근데 크리스마스와 12월 31일에 자취방에서 혼자 치맥 할 거라고 말했더니 다들 위로를 해요. “괜찮다”, “혼자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런 말을 계속 듣다 보니 기분이 이상해지려고 합니다. 괜히 외롭고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혼자 연말을 보내면 불쌍한 건가요? 그런 말에 휘둘리는 저 자신이 싫어요.

 

H양, 23세


 

 

 

조심스럽지만 젊은 꼰대의 의견 하나 보태도 될까요? 연말을 어떻게 보낼지 맘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건 대학생의 특권이에요. 회사에는 종강도 방학도 없거든요. 365일 팀플 기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혼자 있고 싶어도 절대 혼자 내버려두지 않죠.

또 연말에는 송년회를 명목으로 불필요한 회식이 많아요. 과장님, 부장님, 팀장님. 온갖 불편한 사람들과 연말 저녁 시간을 함께해야 한답니다. 젠장. 답변을 쓰다 보니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그러니 남들 의식하지 말고 대학생 때만 누릴 수 있는 특권, 혼자 보내는 연말을 충분히 즐기세요. 일단 혼자 놀다가 정 외로우면 솔로인 친구들을 모아서 놀아도 되겠네요. 그럼 전 이만 회의하러. 총총.

 

 

혹시 이거 스물셋의 제가 쓴 고민인가요?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요.

이제 와서 돌아보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혼자 보내는 연말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시답잖은 위로의 말에 흔들렸던 거고요. SNS를 봐도 TV를 봐도 파자마 파티다 레스토랑이다 요란을 떠니까. 충분히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막상 혼자 있어보면 정말로 괜찮지 않을지도 몰라요. 저도 남들 다 하는 송년회가 어쩐지 별로라서 연말엔 늘 조용히 보냈거든요. 그런데 언젠가 떠들썩한 연말 파티를 경험하고 다시는 혼자 외롭게 지내고 싶지 않아졌어요. 남들이 다 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제가 직접 모임을 주최합니다. 불러주는 모임도 없고, 취향 안 맞는 모임에 가서 불편한 사람과 맛없는 음식 나누어 먹기도 싫어서요.

질문자님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다시 생각해보세요. 정말 혼자 있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마음에 드는 송년회 모임이 없는 것인지. 후자라면 저처럼 직접 모임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에요!

 

 

전혀 불쌍하지 않은데요. 연말에 약속이 없다는 게 꼭 친구가 없다는 뜻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친한 친구일수록 연말엔 안 보지 않나요? 밖에 나가봤자 춥고 사람 많고 성수기라 모든 게 비싸니까. 저랑 제 친구들은 일부러 연말에는 안 만나거든요.

연말에 만나는 애들은 일년에 겨우 한 번 만나는 별로 안 친한 지인들뿐이에요. 사실 별로 영양가 없는 모임인 거죠.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어차피 나가봤자 별로 재미도 없을 거예요. 집에서 치킨 먹는 게 훨씬 이득이죠. 현명한 선택 하셨어요.

 

 

혼자 시간을 보내겠다고 하면 꼭 그런 식으로 동정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뉘앙스를 보면 알잖아요. 진짜 위로를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저를 깎아내리고 싶은 건지. 걔네들은 꼭 연말이 아니라도 항상 비슷한 패턴으로 사람 기분을 망쳐요. “혼자 여행 가려고? 친구랑 안 가고? 애인이랑 가지 왜.” 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저는 그런 못된 사람들에겐 독설으로 맞받아쳐요. “혼자가 뭐 어때서요. 그럼 님은 관에 들어갈 때도 누구 데려가실 거예요? 순장?” 그러면 아무 말도 못 하더라고요.

연말을 어떻게 보내건 질문자님 마음이 행복하고 편하면 됩니다. 그리고 이건 저만의 팁인데요, 혼자 있을 때 <나 혼자 산다>를 찍는다고 생각해보세요.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된 것 같고 재밌더라고요. 속는 셈 치고 한번 시도해보세요.

 

 

나는 괜찮은데 남들이 자꾸 뭐라고 하면 ‘진짜 괜찮은 걸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질문자님이 보내주신 사연을 읽어보니 제게도 열심히 설명해주신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년까지는 북적북적’, ‘올해 너무 바쁘고 힘들었던’이라고요.

처음으로 혼자 보내는 연말이라 불안한 마음에 여기저기 선언부터 하는 모습이 그려져서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말을 우선 전하고 싶고요. 덧붙여 ‘혼자여도 괜찮다는 걸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네요. 애초에 다른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할 필요 없는 문제예요.

경험상 무의미한 선언을 남발하는 것보다는, 혼자여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두는 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막상 혼자가 되면 머릿속이 하얘져서 뭘 해야 할지 생각이 안 날 수도 있거든요. 보고 싶은 영화나 예능 리스트도 미리 만들어 두시고 집에 간식도 채워두세요. 질문자님의 행복한 연말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미리) 해피 뉴이어!


[875호 – go_min]

illustrator 남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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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혼자 연말을 보내면 불쌍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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