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레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 2019.1.6-2.10
요즘은 그냥 지나치는 게 습관이 됐다. 뉴스에 비판하고 싶은 이슈가 나와도, 친한 동생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어도 꿀꺽 삼킨다. 말을 하려다가도 이런 물음에 가로막혀서다. “꼰대처럼 보이면 어떡하지?”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꼰대의 길로 들어선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레드>는 나와 같은 잠재적 꼰대들에게 고민할 여지를 준다.
추상표현주의의 대가 마크 로스코와 그의 조수 켄의 대화만으로 이어가는 지적인 연극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붉은 물감과 캔버스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100분간 삶과 예술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한다. 니체, 피카소, 잭슨 폴락. 교과서 한구석에서 보았던 사람들에 관한 현학적인 이야기도 잔뜩 나온다. 그러나 마음의 가드는 내려놓길. 절대 지루하진 않으니까. 왜냐하면 이 작품은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모든 꼰대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롬곡)
새로움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마크 로스코와 그의 편협함을 조목조목 따지는 켄. 이 뚜렷한 대결 구도에 따끔한 사람이 나만은 아니겠지. 씁쓸하지만 실제 미술사에서도 피카소의 ‘입체파’를 몰아낸 마크 로스코의 ‘추상표현주의’는 다시 앤디 워홀의 ‘팝 아트’에 자리를 내어준다.
“아들은 아버지를 몰아내야 해. 존경하지만 살해해야 하는 거야.”라던 마크 로스코의 외침처럼, 시간을 먹는 모든 존재는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하겠지. 그렇다면 얼마나 자연스럽게, 그리고 추하지 않게 꼰대가 되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876호 – culture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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