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착한 아이였다. 공부하라면 공부하고, 밥 먹으라면 밥 먹고, 하지 말라는 건 절대 하지 않는 그런 아이. 이런 나를 두고 어른들은 늘 “어쩜 이렇게 착할까?”라며 칭찬을 했다. 남들 다 겪는다는 사춘기도 부모님과의 불화나 갈등 한 번 없이 무탈하게 넘겼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난 참 착했고, 착한 내 주위에 사람들이 많은 건 당연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런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대학 입학 후,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는 단 한 명의 친구도 사귀지 못했다. 말 그대로 ‘아싸’가 된 것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친구들과 곧잘 어울렸던, ‘착한’ 내가 아싸가 되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폐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 늘 착하게 대해주는데, 왜 나랑 친하게 지내려고 하지 않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들자 모두가 미워졌다. 점점 걷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를 감당하며 한동안 방 안에서 두문불출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문득 ‘나는 왜 혼자가 됐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 그리고 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을 마주했다. 내가 혼자가 된 건, 착한 게 아니라 수동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누구도 나에게 먼저 다가와주지 않았고, 나 역시 먼저 다가가지 않았기에 결국 혼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거다.

 

어릴 때부터 인기 많은 친구들을 늘 부러워했다. 나도 친한 친구들이 있었지만, 그들에 비하면 내 인맥은 초라해 보였으니까. 인기 많은 친구들은 마치 사람을 끌어당기는 자석 같아서 어딜 가든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여들었다. 그런 녀석들을 보며 나에게도 먼저 다가와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저 사람이랑 친해지고 싶은데, 먼저 다가와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멍하니 기다리고만 있었던 것이다.

 

내가 착한 게 아니라, 수동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나니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들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뒤늦은 사춘기를 드디어 끝마친 것이다. 자연스레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과거의 수동적인 나에게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상대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물론 아직도 사람이 어렵고, 내 노력을 거부하고 멀어지려는 사람들에게 화가 나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알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노력의 과정 없이는 그 누구와도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것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간관계가 한없이 쉬운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서점과 인터넷에 관계에 대한 글이 쏟아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내가 스무 살의 열병으로 깨달은 건,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건 없다는 거다. 특히 인간관계에서는 더더욱. 그건 새로운 사람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은 다가오지도, 남아있지도 않는다. 관계의 소중함을 안다면 결국 우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노력밖에 없다. 새 학기를 앞둔 지금, 나는 조금 더 노력하며 살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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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호 – 20’s voice]

Writer 독자 이범준 dlqjawns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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