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의 선배들은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반대, 생활비 압박을 어떻게 물리치고 휴학을 쟁취했는지 함께 들어보자.
01. 부모님께 휴학 계획서를 제출했다
휴학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엄마 아빠한테 대차게 까였다. 방학에 네가 하고 있는 꼴을 보라며. 팩트라서 반박은 못 하고, 광광 울면서 “한 번쯤 저를 믿어줄 순 없는 거냐” 소리쳤던 기억이 난다. 평소와는 다른 내 모습에 놀란 부모님이 “그렇게 하고 싶으면 구체적인 계획을 가져와라”고 운을 떼셔서 휴학 계획서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목적, 목표, 실현 가능성까지 꼼꼼히 따져가며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PPT를 만들었고, 결국 설득에 성공. 돌이켜 보면 계획서가 있었기에 후회 없는 휴학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최은유 인하대 15
02. 휴학을 위해 취직을 했다
전공 공부에 회의감을 느껴 휴학을 결심했지만 “공부 안 하는 애한테는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현실 도피하고 싶은 거 아니냐, 남들 다 칼졸업해서 취업하는데 너는 휴학해서 놀러 다닐 거 아니냐. 아빠의 꾸중과 생활비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방학 내내 일자리 구하기에 매달렸다. 알바로는 생활비 감당이 안 될 거 같아서 고민하던 차, 다행히 2개월 계약직에 합격. 빡세게 일해서 돈도 모았고 부모님께도 당당한 휴학이어서 좋았다. 김은정 단국대 14
03. 선 휴학 후 뚜맞
작년 2월 입대 예정이었지만 심경의 변화로 돌연 입대 취소를 해버렸다. 그렇다고 학교로 돌아가긴 또 싫어서 휴학 연장 신청도 해버렸다. 마지막 절차는 부모님의 허락. 등짝 스매싱이 두려워 전화로 말씀드렸더니 돌아 오는 건 긴 한숨과 비난이었다. “뭐라고? 정신 나갔니!” 나에게 크게 실망하신 것 같긴 했지만 엎질러진 물 앞에서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드시더라. (자식 이기는 부모 없습니다!) 덕분에 꿀 같은 시간을 보낸 뒤 10월에 입대했다. 김정규 연세대 16
04. 장학금 받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진로 고민도 해결 못 했는데 학교 다니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서 두 번째 휴학을 결심했다. 부모님께 어떻게 말을 꺼낼까 고민도 잠시, 지난번 휴학 때 지긋지긋하게 들었던 잔소리의 악몽이 떠올랐다. 더 이상 부딪히고 싶지 않아서 그냥 학교 다닌다고 거짓말하는 쪽을 택했다. 등록금 언제까지 내야 되냐고 물어보시기에 장학금 받았다고 뻥까지 쳤다. 아직도 엄마 아빠는 모른다. 죄송하긴 하지만, 휴학 덕분에 진로를 찾았으니 어쨌든 해피엔딩아닐까? 익명
05. 기숙사에 몰래 숨어 살았다
동아리와 대외활동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게 돼 휴학을 신청했다. 부모님도 뚜렷한 계획을 듣고 허락해주셨지만 문제는 ‘집’. 본가는 경상도, 대학은 서울이라 늘 기숙사에 살았건만 휴학생은 입사가 제한된단다. 본가로 내려가자니 모든 걸 관둬야 하고 그렇다고 서울 집값을 감당할 자신도 없어서 기숙사에 몰래 숨어 살기로 마음먹었다. 들킬까봐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한 학기를 보내긴 했지만, 본가로 내려갔더라면 동아리도 대외활동도 할 수 없었을 거다. 익명
06. 식음을 전폐했다
대학 합격 후부터 휴학은 꿈도 꾸지 말라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동생과 동시에 대학을 다니면 등록금 부담이 2배로 든다는 이유였다. 부모님의 입장도 이해가 가긴 했지만 폭풍 같은 2년을 보내고 나니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간절했다.
학자금 대출을 하겠다, 교환학생 준비를 하겠다 아무리 하소연을 해도 쉽사리 허락이 떨어지지 않더라. 결국 방문을 걸어 잠그고 단식에 돌입, 4일 만에 겨우 허락을 받아냈다. 처음이 어렵지 그 뒤로는 또 휴학을 하겠다고 해도 별말 안 하셨다. 박지원 연세대 15
+ 장학금 반환 못해서 휴학 실패한 ssul
모든 문제의 시작은 학기 중 호기롭게 시작한 학원 알바였다. 주 5일 출근해야 하는데, 학원은 집에서 왕복 2시간 거리에 있었다. 나는 곧 시간 ,건강, 돈(택시비) 모두를 잃을 위기에 처했고, 계약 문제가 얽혀 있어 알바를 그만둘 수는 없었으므로 중도 휴학을 결심했다.
학기 초 장학금을 지급해 준 단체에 휴학을 해도 괜찮은지 문의했다. 그런데 중도 휴학을 한다면 200만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당장 그 큰 돈을 마련할 능력이 없었으므로 학교와 학원 알바를 모두 강행했다. 결국 나는 최악의 학점과 건강 문제를 얻은 채 요양 중이다. 익명
[878호 – special]
Editor 김혜원 권혜은 서재경 suhjk@univ.me
Intern Editor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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