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나 열 받아!” 화 나면 소리 지르고, 테이블을 두드린다. “저 노래 죽이지 않냐?” 음악이 나오면 어깨를 들썩인다.
인터뷰 현장에 데리고 온 강아지를 보며 예뻐 죽겠다는 표정으로 우쭈쭈 하는데, 누가 이센스를 미워할 수 있겠어?

‘이 새끼 사기꾼인가?’ 라는 생각이 들 땐 있는 그대로 솔직히 이야기하는 게 나란 사람이에요.

 

 

난 잘 지내

 

내일 새 곡 ‘Back in time’ 이 나오네요.
들어볼래요? 진짜 좋은데. 요즘은 음악 하기에 딱 적당한 환경이에요. 물론 일이 줄어서 옛날보다 돈은 없지만 . 우리 강아지도 있으니 아주 좋아요. 얼마 전에 길 잃은 강아지를 데려와서 키우고 있는데, 완전 귀엽죠?

 

3월엔 ‘I’m good’이라는 노래를 냈어요. 진짜 좋을 땐 ‘나 잘 지내 ’ 라고 굳이 말 안 하지 않나요?
그 마음도 분명히 있었죠. 잘 지내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어요. 가식은 아니었고요. 난 진짜 좋아지려고 했거든요.

 

지난 3월에 나온 ‘I’m good’ 만들 땐 이 곡만 1600번 정도 들었다던데요. 다른 래퍼들도 그런 방식으로 작업해요? 그렇게 공을 들였던 이유는요?
한 달 내내 ‘I’m good’만 틀어놓고 살았어요.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그 노래만 붙들었죠. 지금 생각하면 쓸데없는 짓이었어요. 젓갈도 오래 놔두면 썩잖아요. 그때는 마음의 장벽이 있었나 봐요.

 

마음의 장벽이라면 부담감 같은 거예요?

쿨해야 한다는 부담감이죠. 실제로도 쿨해지고 싶었고요. 자기 전에도 불쑥불쑥 옛날 생각에 괴로워하는 내 모습이 싫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I’m good’은 상징적인 노래였어요. 사람들이 내 노래를 듣고 “형 진짜 좋아졌네요”, “음악을 행복하게 하고 있네요”라고 말해주길 바랐어요.

 

옛날 생각이라면…?
래퍼 간의 디스전 같은 사건이 표면적으로 나오는데, 그것 때문에 괴로운 것만은 아니에요. 나는 어릴 때부터 힙합을 했잖아요. 대중이 관심을 두지 않는 소수 문화를 하면서 쌓인 울분을 다 포함해요.

 

잠시 Back in time 감상


얼마 전까지 <쇼미더머니3>가 인기였는데, 내가 출연해도 됐겠다, 이런 생각은 없었어요?
전혀요. <쇼미더머니>는 힙합에 포커스를 맞춘 프로그램이 아니에요. 솔직히 홍대 지나가는데 여자들끼리 싸우면 X나 재밌거든요. 그들에게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누구도 관심 없죠. 내가 <쇼미더머니>에 나간다면 방송국 입장에선 진짜 재미있을 거예요. ‘악마의 편집’ 하기엔 나처럼 좋은 캐릭터도 없으니까요. 방송에 나간 형들도 스트레스받을 거예요. 지금은 앨범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작업에 집중해야죠.

 

슈프림팀으로 데뷔한 이후로 많은 일이 있었어요. 자의든 타의든 공백기가 길었는데, 올해 말 나올 정규 앨범에 무슨 얘기가 담길 지 궁금해요.
한국에서 태어나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 남자 이야기죠. 그냥 내가 태어나서 자란 얘기를 쭉 썼어요. 뮤직비디오도 고향(경북 경산)에서 찍었고요. 힙합은 이래야 한다? 그런 얘기는 절대 안 넣었어요. 특히 ‘힙합에 몸 바치느라 X됐어요…’ 이런 가사 쓰는 것 정말 싫어하거든요. 한국 힙합을 비판하면서 자기 살 자리 만드는 사람들 보기 안 좋아요. 그럴 거면 하지 마!

 

‘I’m good’ 엔 ‘부자가 되고 싶어? 당연히 나도’ 라는 가사가 있어요. 이전 인터뷰들에서는 “돈 벌고 싶다” 는 얘길 많이 하던데, 이센스가 돈 벌기 위해 랩 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거든요.
많이 벌고 싶어요. 자동차나 신발에 관심이 없으니까 욕심이 없어 보이겠죠. 우리 집 강아지를 아파트에서 키우고 싶진 않아요. 마당 넓은 집에서 뛰어놀게 하고 싶지. 돈은 내가 뭔가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중요한 도구예요. 뮤직비디오를 찍으려고 해도 돈이 있어야 돼요. 지금껏 힘 센 남자가 먹이를 구해왔고, 사자도 센 놈이 암놈을 거느리잖아요. 고생하며 살고 싶은 사람은 없어요. 누가 100억원 준다면 거절하겠어요?

 

100억은 너무 많아서 피곤할 것 같은데…. 떡볶이 먹는 즐거움을 잊어버릴 수도 있잖아요.
나는 타입이 달라요 . 5000 원이 있든 100 만원이 있든 떡볶이는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 지금 세상은 돈으로 가치를 정하는데, 내게 고매한 가치를 요구하면 안돼요. ‘이 새끼 사기꾼인가?’ 라는 생각이 들 땐 있는 그대로 솔직히 이야기하는 게 나란 사람이에요.

 

나를 게워내려면 내 밑바닥까지 제대로 들여다봐야 해요.

 

 

혼자 제대로

 

레이블에 소속되지 않고 혼자 음악을 하고 있어요.이센스와 같이 하려는 래퍼들이 많을 것 같은데, 혼자이길 선택한 이유가 있어요?
나를 냉철하게 보고 싶었어요. 회사에 있을 때나 믹스테이프 냈던 초창기엔 내 기분을 어지럽히는 방해 요소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충전이 필요한데 쉼 없이 일한다거나, 내키지 않는데 구린 노래를 불러야 한다든지…. 대중적으로 알려진 뒤에 사람들이 갑자기 잘 해주는 것도 슬펐고요. 하고 싶은 음악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마음도 있었죠. 누군가는 복에 겨운 소리라고 하지만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어요. 지금은 나아가야 할 방향에 확신이 들어요. 많이 안팔리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노래가 나오고 있고요.

 

동료 없이 혼자 하는 작업이 어렵진 않아요?
혼자 하는 작업에선 어느 정도의 고통과 외로움을 수반하는 게 정상이에요. 모든 사람이 내 생각에 공감하면 전혀 외롭지 않겠죠. 하지만 모두의 동의를 얻고 산다면 노래 만들고 공연할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 어려움도 견뎌야죠. 힙합을 하지 않았다면 난 그냥 방에서 게임하면서 멍하게 살았을 것 같은데. 난 힙합이란 걸 오랫동안 줄기차게 좋아했고, 이게 진짜 소중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다른 유혹에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하려고 혼자 음악 하기를 선택했어요?
깡 부리고 싶은데 의견 안 맞는 사람들이랑 있으면 피곤해. 난 지금 커리어를 새로 쌓는 마음으로 음악하고 있어요. 지금 준비 중인 <The Anecdote> 앨범이 나오기 전엔, 절대 나 자신을 베테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베테랑 대우를 받고 싶지도 않고요. 믹스테이프도, 슈프림팀도 다 잊어버려야 해요. 지금껏 나는 랩 게임에 뛰어들고 싶은 학생이었고, ‘슈프림팀’이라는 학교에 들어가서 장학금 받고 다닌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믹스테이프를 냈던 초창기나 슈프림팀 때의 이센스를 좋아했던 팬 입장에선 이번 앨범은 지난 곡과 어떻게 다르죠?
들어봐야 알아요. 사실 다 알고 계산해서 만들 수 있다면 지금까지 앨범이 100장은 나왔을 거예요. 말로는 확신을 줄 수 없지만, “이 앨범 좋아”, “X나 괜찮아”라고는 말할 수 있어요.

 

이센스의 노래엔 연애나 사랑이 없어요. ‘정열의 방’이나 ‘그땐 그땐 그땐’을 뺀다면. 평범한 사랑 노래를 만들지 않는 이유가 있어요?
똑같은 사랑 노래를 들으면 거부반응이 일어나요. 언더그라운드에 있던 래퍼가 메이저로 가면 여자 보컬 붙여서 달달한 노래 부르잖아요. 너무 뻔한 구조 아니에요? 사랑하다가 울고, 울다가 달래주고…. 노랫말 흐름이 다 똑같아요.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하지 않는 선에서만 노래를 만들죠. 사랑 노래는 공감 얻기 쉽잖아요. 난 그걸 피하고 싶었어요. 게다가 지금껏 5~6년씩 길게 사귄 여자친구도 없는데, 달달한 사랑 얘기를 깊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이센스 하면 ‘사랑의 기쁨’이 잘 연상되질 않아요.
에이. 그건 여자 입장에서 날 바라본 것 같은데요. 간지러운 얘기를 안 써서 그래요. 가사 보면 헤어질 때의 아쉬움이나 좋아하는 감정이 충분히 드러나요. 물론 지금까진 음악하면서 일부러라도 어두운 부분을 끄집어내려고 했어요. 내가 어두운 사람이라 그런 게 아녜요.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걸 계속 한다는 거? 내겐 의미 없는 일이에요.

 

랩 할 때 어두운 감정을 더 깊이 파고든다는 느낌이 좋았어요.
심리 상담도 그런 식으로 한다잖아요. 나를 게워내려면 내 밑바닥까지 제대로 들여다봐야 해요.

 

팔다리 달린 남자로서 어떻게든 먹고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해요.

 

스펙 없다는 자신감

 

힐링이란 단어를 싫어한다던데요 . 하지만 이센스는 마음 속 불안함을 밑바닥까지 드러내요. 이것도 힐링 아닌가요?
그런 의미의 힐링이라면 인정하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인정이라는 건 그냥 달래주기 같아. 마치 개한테 간식 주는 것 같아요. 힐링이란 말을 꺼내는 사람 보면, 돈 한 푼 없고 밥벌이 급급한 사람 감성을 이해할 수 있나 싶어요. 그들이 부자이거나 똑똑해서 미워하는 게 아니에요.

 

‘솔직함’ 에 큰 가치를 두는 것 같은데 그런 래퍼는 또 누가 있다고 생각해요?
일리네어의 도끼요 . 도끼는 자기에게 솔직해요 . 다이나믹듀오의 ‘서커스’란 노래를 보면, 도끼가 “형들 말처럼 절대 안 된다고 하는 길 끝까지 갈래”라고 하잖아요. 남 말 안 듣고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하는데, 사람들이 좋아해주니까 자신감이 붙는 거예요. 이게 진짜 힐링 아니에요?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은 누구예요?
YDG. 제가 이런저런 사건 터진 뒤에 방 안에서 안나왔어요. 컴퓨터 하다가 양동근의 ‘거울’을 들었거든요. ‘어깨를 늘어뜨린 넌 누구니? 초라해 보이는구나.’ 듣는 순간 뻑 갔어요. 힙합이니까 이런 노래가 나오죠. ‘어깨’나 ‘청춘’, ‘아카사카 Love’.

 

마음에 들지 않는 래퍼는 있어요?
그건 얘기하기 싫어요.

 

랩을 내일 그만둬도 좋다는 생각으로 한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허세 아니에요 . 힙합이 내 모든 것이라는 둥, 그런 말은 하기 싫어요 . 힙합에 집중하면서 살아왔으니까 힙합이 내 모든 것으로 보일 수 있겠죠 . 하지만 종교처럼 믿고 싶진 않아요. 내 인생엔 랩 밖에 없는데, 그거 없음 어떻게 살아? 이런 불안감은 X 같잖아요. 팔다리 달린 남자로서 어떻게든 먹고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해요. 안 되면 노가다 해야죠. 내가 무슨 스펙이 있나? 나 공부도 못하는데!

 

Editor 조아라 ahrajo@univ.me

Photographer 임민철 Studio 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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