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의 어느 날, 나는 영국 런던 셰필드 시내 한복판에서 울고 있었다. 아무도 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모자를 눌러쓰고, 스마트폰에는 센티멘털 감성을 극대화시킬 재생 목록을 켜둔 채로. 비행기로 10시간 넘게 걸리는 나라에서 공원을 걸으며 울었다.

 

2018년 2월부터 나는 영국 셰필드에 머물렀다. 이곳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푸른 필드가 펼쳐져 있는 곳이자, 런던까지 가려면 기차로 3시간은 달려야 하는 작은 도시다. <셜록 홈즈> 덕후이자 영국 악센트 신봉자인 나는 이곳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는 5개월 동안 단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매일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주말마다 여행을 다녔다. 다양한 소셜 프로그램에는 적당히 낄끼빠빠 하면서 스마트폰 사진첩을 채워 갔다.

 

학기가 끝난 후 유럽 여행을 다니는 친구들도 많았지만, 나는 졸업을 위한 계절학기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다음 날 아침 몸만 일으켜서 나올 수 있는 상태로 기숙사 짐 정리를 다 끝내고 나니 이미 해가 넘어간 시각이었다. 나는 셰필드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을 시청 앞 공원에서 보내기로 결심했다.

 

매일 보던 시청 건물의 조명도, 여름인데 왜 이리 쌀쌀하냐며 투정했던 영국의 바람도, 6시면 다 문을 닫아버리는 상점가의 풍경도, 어쩌면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잃을 때가 되어서야 그 소중함을 알아버리는 이 몹쓸 버릇 때문에 나는 저녁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셰필드 사람들 틈에서 도시의 풍경을 눈에 눌러 담으며 울었다.

 

 

2월 말.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나면 이번 학기 모든 수업도, 나의 대학 생활도 끝이 난다. 여전히 쌓여 있는 과제와 시험을 떠올리면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 수업에 갈 때마다 앞으로 몇 번의 수업이 남았는지 자꾸 헤아리게 된다.

 

이렇게 아쉬울 줄 알았더라면 늦더라도 수업에 빠지지는 말걸, 청강하러 가겠다던 친구와의 약속을 지켜볼걸, 학생증 찍고 들어가는 중앙도서관에 더 자주 들를걸. 한창 손에 쥐고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하다가 그것을 놓을 때가 되니 더 움켜쥐고 싶은 것, 그것이 바로 시간인 것 같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대학 생활 4년이 끝나가고 있다는 감각은 지난 6월 셰필드 시청 앞 공원에서 느꼈던 그것과 동일한 것일까. 20대 초반을 꽉 채웠던 시간들이, 이제 더 이상 만질 수 없는 과거의 추억처럼 뒤로 물러나버리는 것이 어색했다. 매번 마지막이 올 때마다 지나간 시간을 헤아리며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때늦은 감상에 젖고는 한다.

 

하루하루, 매 순간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는 지나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 인간의 후회를 조금이나마 덜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이 아닐까. 부디 아직 대학 생활이 많이 남은 후배님들이 계시다면, 눈앞에 쌓인 과제와 시험도 언젠가는 그리워하게 될 추억이 될 거라고 생각해주시길. 지금, 당신이 머물고 있는 그 순간에 충실하시길. 마지막으로 대학 생활을 마치는 동지들에게, 그동안 참 수고했다고 스스로 토닥여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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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9호 – 20’s voice]

Writer 독자 양현조 quss1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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