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진짜 신기하다.” “야, 너도 주문해봐!”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으며 신기해한다. “야, 인스타에 올리자!” 곧 한 학생이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무인커피’ ‘#로봇커피’. 댓글에는 “대박! 영화인 줄” “나도 가봐야지!” 같은 댓글이 달린다. 개강 후 마주한 학교 풍경이다. 방학 동안 학교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중앙도서관 1층에 무인 커피숍이 생긴 것이다.

 

무인 커피 기계의 작동 방식은 이렇다. 키오스크에서 원하는 커피를 누르면 팔처럼 생긴 로봇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 로봇은 플라스틱 컵을 뽑아 정수기에서 얼음을 받은 다음 주문받은 커피를 담는다. → 다 담긴 커피를 손님에게 내민다. “우와!” 학생들은 커피가 나오자 반쯤 놀라고 반쯤 어색한 표정으로 커피를 집는다.

 

그러다 이내 다시 한 번 “우와!”. 학생들이 커피를 집자, 잘 가라며 손을 흔드는 로봇을 보고 함성이 쏟아진다. 커피도 타 주는데 인사성까지 깍듯하다니. 로봇이 인간의 모습을 너무 닮으면 불쾌한 감정이 인다는 ‘불쾌한 골짜기 이론’이 생각나면서 살짝 무섭기도 했지만 솔직히 신기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학교 안의 변화는 중앙도서관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었다. 각 단과대학에 있던 매점은 모두 무인 편의점으로 바뀌어 있었다. 상주하는 직원 없이 물건들로만 꽉 차 있는 이곳엔 더 이상 직원이 없었다. 허전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보단 ‘편리함’과 ‘놀라움’이 먼저였다.

 

 

아무도 없기에 편하게 물건을 고를 수 있고, 편의점에서 혼자 밥 먹을 때도 눈치보는 일 없이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고르고 직접 계산을 하고 통신사 할인까지 받는 순간, 간편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학생회관 식당의 ‘라면 코너’마저 무인으로 바뀌었다. 라면 끓여주시던 조리사분들은 없다. 이제는 ‘셀프 라면’이다. 한강 둔치에서 라면 기계로 끓여 먹던 라면의 맛을 학교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부분이 무인으로 바뀌어 버린 학교. 학생들과 건물 그리고 교수는 그대로인데, 다른 한 축은 바뀌었다. “안녕하세요.” 하며 매점에 들어서고, “감사합니다.” 하며 커피와 라면을 받아 들던 곳에는 “삑삑-” 기계음만이 들린다. 뉴스에서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나올 때는 아주 먼 곳의 이야기 같았는데…. 어느덧 학교 곳곳에 기계음이 가득하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곳에서도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에서 작은 웅성거림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올해 몇 명의 사람들이 학교 안에서 일자리를 잃었을까?” 각 단과대학 매점을 운영하시던 분들과 커피 매장 직원들, 학생식당 조리사분들을 합치면 못해도 20여 명이 학교에서 사라졌다. 혁명은 언제나 피를 부른다고 했던가. 편리함과 신기함이 대신한 만큼, 일자리가 사라졌다. 그리고 일자리는 늘 낮은 곳에서부터 사라진다. 그 말은 곧, 이번에 없어진 자리 다음으로 낮은 자리가 사라질 차례라는 것.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창한 말은 마치 방패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을 해고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며, 당당해할 수 있는 방패. 약간의 편리함을 위해 멀쩡히 일하던 사람들을 자르는 것이 정말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걸까. 과연 이 흐름이 편리함을 위한 유익한 변화일까, 해고와 이윤 창출의 시작일까. 무인 커피숍 앞에서 씁쓸한 커피를 마시며 곰곰이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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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6호 – 20’s voice]

Writer 독자 김창섭 kcs002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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