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나로 살아봤냐? 아니잖아!

Album 장기하와 얼굴들 <Mono>

 

아무리 봐도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니다 싶을 때가 있다. 그렇게 꿈꿔왔던 일도 막상 겪어보니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을 때. 그렇다고 이제 와서 다른 길을 갈 자신은 더더욱 없다. 그럼 뭐 어쩌라고? 나도 모르겠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러는지.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생각의 끝은 결국 ‘그래, 난 원래 이렇게 나약한 인간이었지’ 하는 자기 비관 뿐. 남들은 다 알아서 자기 앞길 찾아가던데, 나만 이렇게 힘든 건가 싶어 울적해지곤 한다. 그러다 듣게 된 장기하 밴드의 노래.

꽤나 전투적인 목소리로 “니가 나로 살아봤냐?”라고 외치는 이 노래에 이상하게도 감동을 받고야 말았다. “원래부터 내 길이 있는 게 아니라 가다 보면 어찌어찌 내 길이 되는 거”라며, 너보다 잘나 보이는 사람도 아무것도 모른다고 그냥 니 갈 길 가라던데. 어쩌면 내 길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건 나 자신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나로 살아본 적도 없으면서, 뭐가 그렇게 두려워 스스로를 막아 세운 걸까. 이제 겨우 1회 차인 인생, 잘 하든 못 하든 일단 부딪혀보련다! 정지우


 

 

 

아주 약간의 어중간한 재능이라도

YOUTUBE <두 번째 별 2Byul>

 

대학에 온 후 나는 나의 무능함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다재다능한 사람들 속, 내가 턱없이 평범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별하게 잘나지 않으면 어때? 나는 그냥 나인데. 몇 년간 골머리를 앓고 나서야 내린 나름의 해답이다. “저라는 사람은 어중간한 재능의 집합체이지만, 부족하거나 빛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패션 뷰티 유튜버 한별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메이크업을 아주 잘하는 것도, 아주 재미있는 사람인 것도 아니지만 그 특출 나지 않은 재능들이 모여 자신을 빛나게 하고 있다고.

각자가 가진 재능의 종류와 농도가 다른 것일 뿐이라고. 오랜 구독자로서 바라본 그녀의 최대 무기는 다재다능함이라고 생각했기에 이 고백은 꽤 의외였다. 하지만 그녀의 말처럼 나의 재능이 남들보다 조금 덜하다고, 아직 빛나지 않는다고 하찮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별것 아닌 재능 또한 나를 완성해줄 원석이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들을 마음속 보석함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기를. 어떤 방식으로든 언젠가 당신을 반드시 빛나게 해줄 테니 말이다. 최원영


 

 

 

‘난놈’들은 모르는 소소한 행복

Cartoon『원펀맨』

 

재능 없는 자신의 모습으로 불행할 땐 『원펀맨』을 펼쳐 보시라. 원펀맨. 그는 누구인가. 이름 그대로 펀치 한 방으로 ‘모든’ 적을 물리칠 수 있는 먼치킨 중의 먼치킨 히어로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재능을 손에 넣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끔찍히 공허하다. 모든 악당이 한 방에 나가떨어지니 지구를 구하는 일 따위 시시해져버린 것. 나는 ‘난놈’들에게 주늑 든 날이면 세상 따분함을 다 짊어진 듯한 원펀맨의 표정을 몇 분이고 바라본다. 잘난 이들은 자신의 잘남이 너무나 당연해서 그 잘남으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잘남의 크기만큼 행복의 역치도 따라 증가해버리기 때문. 드디어 물에 뜨는 법을 터득한 애인의 행복한 표정을 보며 수영 천재 펠프스를 떠올린다. 과연 펠프스도 물에 뜰 때 이런 표정을 지을까? 수영에 재능이 없는 내 애인에게는 아직 몇 단계의 행복이 남아 있다. 배영, 잠영, 접영, 그리고 평영까지. 겨우겨우 영법을 깨우칠 때마다 소소한 성취감과 행복이 찾아올 게 분명하다. 모든 영법을 뚝딱 마스터했을 수영 천재들은 느끼지 못했을, 작은 행복들 말이다. 이 기쁨들은 재능이 없는 우리 범인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김상구


 

 

 

나 재능 없는 청년인데 동년배들 다 이거 보고 좋아했다

NETFLIX <파티셰를 잡아라!>

 

서류란 서류는 다 떨어지던 때, 아이러니하게도 <전국 노래자랑>부터 국내외 다양한 리얼리티 서바이벌 쇼에 빠져있었다(그래서 떨어졌나?). 지금 이걸 왜 보고 있나 싶다가도 빛나는 재능 파티에 곁들여진 악마의 편집이 맵+단+짠 코스 같아서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 세상에 내세울 만한 것 하나 없는 사람은 나밖에 없나 싶어 자꾸만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기분은 어렵게 취업을 이룬 후에도 종종 찾아와 나를 괴롭혔다.

그때 SNS에서 우연히 <파티셰를 잡아라!>의 한 장면과 함께 ‘처음에는 웃기다가 나중에는 가슴이 따뜻해졌다.’라는 간증글을 발견했다. <파티셰를 잡아라!>는 재능이 조금도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벌이는 베이킹 서바이벌 쇼다. 요리 서바이벌을 빙자한 개그 프로그램이라는 의견이 더 지배적인데, 보다 보면 “내가 해도 저것보다는 잘 하겠네” 같은 자신감 충만한 소리가 절로 튀어나온다. 프로그램 영어 원제인 <Nailed it!>은 원래 ‘완벽하게 해냈어!’라는 뜻인데 참가자들이 ‘Failed it’에 가까운 것을 만들어도 초월 해석으로 장점을 찾아내는 심사위원들의 멘트를 듣고 있다 보면 나까지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유희수


[886호 – pick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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