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고민

이제 막 첫 중간고사를 끝낸 새내기임. 이번에 시험 보면서 완벽하게 깨달음. ‘아, 나는 전공이랑 안 맞는구나’라고. 강의는 들을수록 노잼인데다 나중에 전공 살려서 취업하고 싶었던 생각도 싹 사라져버림.ㅠㅠ 그래서 차근차근 준비해서 전과하고 싶은데, 전과 경쟁률도 만만치 않다고 하니 괜히 시간낭비만 하게 될까봐 걱정도 됨. 나 전과할까? 말까?
19학번, 전공이 안 맞는 익명의 대학생


전과 꼭 해!
안 맞는 공부하기엔 대학 등록금 넘 비쌈 ^^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자칭 역사 덕후였음. 자연스럽게 역사 선생님이 되겠단 포부를 안고 역사학과에 당당히 입학함! 그러던 어느 날, 『삼국유사』 원문을 한자로 분석하는 강의를 들으며 깨닫게 됐음. 전공으로 선택할 만큼 역사를 좋아한 건 아니었다는 걸…! ^^ 학문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역사에 대한 나의 흥미는 뚝뚝 떨어져갔음.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엘 왔는데 이렇게 허송세월할 순 없다는 생각이 들어 전과를 맘먹음.

 

그리고 얼마 뒤… 빡센 학점 관리와 치열한 진로 탐색 끝에 다행히 전과에 성공함. 지금은 어엿한 신문방송학도가 됐음. 그래서 전과 후기는 어떠냐고? 그 전보단 확실히 공부할 맛 남! 한 번의 실패(?)를 겪고 신중하게 선택한 전공이기에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고, 그 덕에 성적도 많이 오름. 아, 전과하면 아싸 될까봐 걱정하는 사람 많더라? 근데 그건 본인 하기 나름임.

 

나도 처음엔 전공 수업 독강하는 게 외로웠는데, 팀플 있는 수업 몇 개 들으면서 학과 애들 얼굴 좀 익히고 나니까 금세 어울리는 친구들 생겼음. 전과하고 나서 친구 사귀는 게 걱정된다면 수강 신청 할 때 팀플 많은 수업 넣는 걸 추천! 나도 팀플 혐오자였는데, 전과하고 나서 학과 생활 적응하고 인간관계 넓히는 덴 확실히 도움 됐음.

 

단, 주의할 점 하나! 한 치 앞만 보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며 전과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 고등학생 때처럼 “이거 좋아! 이거 할래!” 같은 단순한 메커니즘으로 전과하게 되면 전공이 적성에 안 맞는 대참사가 한 번 더 벌어질 수 있음. 전과한 학과는 졸업 후에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그 일이 나와 잘 맞을지 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따져보길 바람. 그렇게 해야 후회 없는 전과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임!

15학번 김주연, 전과로 인생역전


전과하지 마!
전과해봤자 취업할 때 전공 못 살림ㅋ


대부분의 고3이 그러하듯, 적성보단 성적에 맞춰 대학에 입학했음. 첫 전공은 국문학! 그런데 한 학기도 안 돼서 현타가 왔음. 평소 관심 있던 분야도 아니고, 졸업하면 대체 뭘 할 수 있을지 각이 안 나오는 거임. 고민 끝에 취업할 때 가장 유리할 것 같은 경영학과로 전과를 결심함. 그때부터 눈물 나는 사투가 시작됨. 학점이 높을수록 유리하니까 공부한다고 친구들도 안 만나고 피똥(?) 쌀 정도로 격하게 공부했음. 다시 하라 그러면 절대 못 함.^^

 

그렇게 빡세게 공부한 결과 전과에 성공함! 합격 통보 받았을 땐 부모님이랑 부둥켜안고 울 정도로 좋았음. 그런데… 막상 공부를 시작하니 경영학도 노잼인 건 마찬가지인 거임. ㅠㅠ ‘졸업하고 뭘 해야겠다’라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게 아니라, 취업 잘 되니까 전과했던 게 잘못이었음. 그냥 학점 채우러 학교 다니는 것 같고, 졸업장 받으려고 학교 다니는 거면 뭐 하러 고생해서 전과했나 싶고. 제2의 현타가 왔음. 뭐, 공부는 원래 노잼이니까 안 맞아도 어느 정도 참을 순 있었음. 그런데 의지할 동기 한 명 없는 생활은… 힘들긴 했음. ㅠㅠ

 

전과하고 나서 국문학과 동기들하고는 사이가 애매해지고, 경영학과 동기들은 이미 친해져서 끼지도 못하고. 강제 아싸로 지내게 됨. 수업 들을 때 뭐 물어보기도 어렵고, 팀플 할 때도 눈치 보이고. 혼밥, 혼강도 하루 이틀이지 외로웠음. 가끔 국문학과 동기들 SNS 보면 여전히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 그저 부러울 뿐임.

 

가장 억울한 건 결국 내가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지도 않았다는 거…! 힘들게 전과한 경영학 전공과는 태양과 목성만큼 거리가 먼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음.^^ 새내기 때는 뭣 모르고 다들 전공 살려서 취업하는 줄 알았는데. 주위 사람들 다 취뽀한 지금에 와서 보니까 전공 살려 취업한 애들은 극소수임. 괜히 전과해서 시간 낭비, 감정 낭비 하지 말고 지금 다니는 과에 충실하길!

11학번 이영진, 취업은 전공 무관


+ 전입 기준 확인 필수

학교마다 전과를 신청할 수 있는 전입 기준이 다름. 학점 3.0 이상 같은 자격 요건이 있다거나, 희망 학과 전공 혹은 관련 교양을 N학점 이상 수여해야 되는 등의 기준이 있음. 나중에 기준 미달로 전과 못 해 땅 치며 후회하지 말고 미리미리 확인해 놓을 것! 

+ 취업 잘 되는 과? 놉!

“OO과가 취업 잘 된다며?” 취업 잘 된다는 소문만 듣고 무작정 전과를 선택하는 건 비추. 먼저 본인의 적성이나 장래 희망을 곰곰이 따져보길 바람. 취업 잘 되는 과 간다고 취업되는 거? 아님. 내 적성에 맞는 과에 가야 취업되는 거임!

+ 교양으로 맛보기!

적성에 맞지 않아 전과를 했는데, 전과 후에도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낭패임. 이런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전과를 희망하는 학과의 교양 수업을 맛보기로 들어보면 좋음. 한 학기 들어보면 전과를 할지 말지 어느 정도 판단이 설 것임.

 

*‘할까? 말까?’ 혼자 결정하기 어려운 고민에 답을 내려드립니다. 고민 제보 suhjk@univ.me


[888호 – Do or D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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