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되어 다양한 환경과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면 가끔 의도치 않게 혼란에 빠진다. 자신을 둘러싼 사회와, 그 안의 사람들이 마치 특정한 태도를 요구하는 것 같은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들이 은연중에 내게 바라는 그 태도들은 과연 옳은 것일까? 만약 내가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원만한 인간관계나 실리적 이익를 위해서라면 내 생각을 함구하는 편이 나은 것일까. 오늘도 대학생들의 고민은 촘촘하게 이어진다.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개별 사례에 따른 섬세한 대처가 필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나만의 태도’에 관한 큰 틀을 짜보면 어떨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몇 가지 생각을 나누려고 한다. 우선 나는 이 세상에 ‘당연한 권리’란 없다고 생각한다. 행여 당신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치장과 사근사근함을, 후배라는 이유로 싹싹함과 공손함을, 노동자라는 이유로 비굴함과 감정노동을, 또 자식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인 복종을 강요받고 있는가?

 

자신이 놓인 위치만을 명분 삼아 의도적이든, 무의식중에든, 어떤 영향력을 강압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부당하다. 그들이 스스로를 ‘높은 자리’에 있다고 간주한다면, 그에 걸맞은 행동을 보여주고 책임을 다했어야 한다. 대개는 그런 것 없이 압박을 가하기에, 당하는 입장에서는 특정 태도를 ‘강요받는’ 기분이 드는 것. 애교나 붙임성이 없다며 ‘젊은 애가 왜 그래’라고 연장자가 나무란다면? 과연 그에겐 나를 나무랄 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었을까?

 

우리는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시키지 않아도 잘 웃고 잘 따른다. 즉 그것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 불합리한 문제 제기를 하는 ‘그’의 문제인 것이다. 또래들 사이에선 소속감과 소외감의 문제가 개입하기에 상황은 조금 더 민감해진다. 가령 어떤 친구들은 모든 비밀과 고민을 나누고 싶어 한다. 서로의 인생에 깊이 개입하는 것이 우정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일이다. 또한 친구 사이에 ‘이견’을 용납하지 않는 것도 유아적이다. 다들 어떤 한 사람을 같이 욕하는데 가만히 있었다고, 다들 불평불만 불행 배틀을 돌아가며 하는데 혼자 참여하지 않았다고 눈치를 준다면 그것이 과연 우정일까?

 

고민이나 불행은 말하라고 부추기면서 기뻐하거나 자랑하는 건 또 못 보는 심보는 뭔가(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기에게 직접 말한 것도 아니고, 개인 SNS에 행복감을 표현했을 뿐인데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타인의 불행을 위로하긴 쉽지만 타인의 행운을 같이 축하해주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 불현듯 떠오른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꿀꺽 삼키는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혹시 내 생각이 틀렸으면 어떡하나, 내가 이상한 게 아닐까. 비난과 소외 혹은 여타 불이익을 겪는 게 아닐까 싶은 두려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용기를 가져야만 한다. 누가 뭐래도 나 자신에게 정직한 게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이건 좀 아니다’ 싶으면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라고 표현하는 훈련을 가급적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 상대의 반응이 두려워 자신을 억누르다 보면 점점 타인의 기준에 맞춘 인생을 살게 된다. 하지만 욕먹기는 괴롭다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긴 어차피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나보다는 상대를 실망시키는 편이 낫지 않을까. 어떤 사람들은 그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비난을 할 것이니 어차피 욕먹을 바에야,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자.

 

나의 경우, ‘돈에 대한 태도’가 주변을 한결같이 놀라게 했다. 대학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 후 직장인으로 12년, 지금은 작가 14년째인 나는 돈 이야기를 늘 직설적으로 해왔다. 시간 외 근무를 부탁받아 했건만 그걸 잊은 척 알바비를 제대로 정산하지 않은 식당 주인에겐 꼼꼼하게 따져 수당을 받아냈고, 직장에서 연봉 협상 할 때, 남들은 ‘주는 대로 받겠다’는 겸손을 보인 반면, 나는 원하는 액수보다 일부러 더 높은 액수를 불렀다. 그리고 지금은 원고 청탁을 받으면 꼭 한 번은 원고료 인상을 요구하고, 합의되면 입금일까지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고용주한테는 맹랑하다는 핀잔을 듣고, 직장 상사는 나의 뻔뻔함에 기막혀 했고, 고상한 저술 업계에선 ‘돈 밝히는’ 작가로 통하게 되었지만, 차분히 생각해보았을 때 나를 대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오히려 내 뜻대로 그들이 태도를 달리한다는 사실을 경험상 파악했다. 살다 보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보다 ‘무엇을 하기 싫은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점차 깨달을 것이다.

 

어떤 태도들을 일방적으로 강요받는 기분이 든다는 것은 그들이 바라는 대로 ‘하기 싫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자, 깊은 성찰을 거쳐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적어보자. 그리고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들, 하기 싫은 것들을 진짜로 하지 말아보자. 상상 이상의 노력과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보상은 클 것이다. 하기 싫은 것들을 솎아내다 보면 어느덧 내가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지가 보이게 될 테니까.


[888호 – special]

WRITER 임경선(작가,『태도에 관하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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