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는 원래 우리들의 것이었다.
"이번에 너네 대학교에 연예인 누구 와?"
9월, 가을이 다가오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 시점, 대학 캠퍼스는 축제의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설렘의 중심에는 그 어떤 것도 아닌, 오직 연예인 무대만이 자리하고 있다. 명색이 '대학' 축제인데도, 마치 연예인 페스티벌처럼 학교 내 콘텐츠나 학생들의 무대에는 영 관심이 쏠리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학생들의 무대를 즐겨보면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무대의 퀄리티도 상당히 높다. 작년, 친구와 함께 교내 밴드 공연을 보며 뛰어놀다가, 텅 빈 관객석을 보곤 '이렇게 재미있는데, 왜 다들 관심이 없지?'라는 아쉬움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비록 연예인 무대만큼 큰 관심을 받지 않지만, 학생들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만의 청춘을 그리고자 용기 있게 무대에 오른다. 자신만의 순간을 만들기 위해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이번 축제 무대에 올라 대학 축제를 진정한 '대학' 축제로 만들어주는 주인공들을 만나보자.
01. "몇 명이 보든, 적어도 본 사람은 설득하는 무대를 하면 되죠"
김상근,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부 25학번

이번 축제, 어떤 무대를 준비하고 있나?

02. "열정으로 준비하면, 사람은 모여요"
NAKED 김민준, 경희대학교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 24학번

이번 축제, 어떤 무대를 준비하고 있나?
이번 경희대학교 가을 대동제에서 진행될 밴드대전, '경희 오브 락'에서 동아리 NAKED의 부원들과 함께 밴드 무대를 준비하게 되었다. 우리 동아리 NAKED는 '경희대학교 대표 락밴드 중앙동아리'인 만큼 그동안 여러 무대에 올라갈 기회가 있었고, 그때마다 큰 관심을 받아왔다.
이번에는 총 2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터치드의 <Hi Bully>, 그리고 유명한 밴드곡인 로맨틱펀치의 <토요일 밤이 좋아>라는 곡으로 준비했다. 파워풀하게 시선을 사로잡는 곡과, 모두가 알만 한 노래를 준비하여 축제 분위기에 맞춰 다 함께 뛸 수 있도록 선곡했다.

밴드 NAKED만의 장점이 있다면?
우리 밴드는 긴장하지 않고 관객들과 함께 뛰어 놀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교내외에서 진행해온 여러 번의 공연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하게 무대를 즐긴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이 강점을 활용해서 밴드와 관객, 모두가 하나되어 뛰어 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

학생들의 이목이 연예인 무대로만 쏠리는 것이 아쉽지는 않은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쉽지 않다. 열정으로 무대를 꾸미면, 학우들은 우리의 무대를 본다고 생각한다. 또, 공연 진행 순서 상 재학생 공연 이후에 아티스트 공연이 진행되기에, 연예인들을 보러오는 학우들이 우리 무대까지 함께 봐주기도 한다. 우리를 몰랐던 학우분들도 이 기회에 사로잡으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지난 봄 축제 때 무대에서 내려온 후 학우분들이 칭찬을 해주시거나, 에브리타임에 우리 무대에 관한 칭찬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이때 참 뿌듯하고 감사했다. 이런 작은 관심들이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비록 연예인이 더 궁금한 심리는 당연히 존재하겠지만, 학생 무대와 연예인 무대는 대체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충분한 사랑을 받아왔고, 이번에도 또 다른 학우들을 사로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큰 반응을 얻지 못하더라도 열정으로 무대를 준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대 준비 과정에서 소모되는 돈과 시간이 작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준비 과정에서 이것이 아깝다고 느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밴드'와 '밴드 음악'을 사랑해서 모인 멤버들이기에 보상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소수정예 밴드이기에 더욱 끈끈한 마음으로 뭉쳐 멤버들과 함께하기만 해도 즐겁다.
대동제처럼 큰 무대에서 비록 학우분들이 많은 반응을 안해주셔도, 이렇게 많은 관객 앞에서 공연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 또, 당장은 반응이 없어보여도 멋진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이후에 학생들이 네이키드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축제는 감사한 기회이자 좋은 홍보 수단인 셈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공연을 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뿌듯하고 행복해서 늘 열정을 쏟게 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