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으로 시작해보겠다. 성정체성과 성지향성은 각각 무엇을 의미하는 용어일까? 머릿속이 뿌옇게 변하고 ‘아니, 둘이 다른 말이었어?’ 혼란스러운가? 늦기 전에 이 기사를 정독하길 권한다. 이 두 용어조차 구분하지 못한다면, 언젠가 “난 동성애자 차별 안 해. 그럼 넌 이제 트랜스젠더 되는 건가?”라는 말도 안 되는 말로 누군가 상처 주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편견은 무지에서 비롯되며, 알지도 못하면서 왈가왈부하는 것만큼 폭력적인 건 없다.
# 세상은 남자와 여자로 이루어져 있다?
2016년 8월, 호주 통계청은 인구조사를 실시하며 성별란에 여성과 남성 외에 ‘기타(other)’ 항목을 추가했다. 신체적 성별과 정신적 성별이 늘 일치하는 것도 아니며, 세상에는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젠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서는 ‘젠더퀴어’의 종류 8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더 다양한 답을 내놓거나 들을 수 있는 일상이 되길 바라며.
01. 안드로진
남성과 여성이 혼합된 성별. 한 개인 안에 남성과 여성이 모두 공존하며, 중성 혹은 양성으로 정의할 수 있다. 때에 따라 두 젠더의 비율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이는 어떨 땐 남자였다가 어떨 땐 여자라는 뜻이 아니다. 중성·양성이라는 전제 아래 한 젠더가 더 많이 느껴질 뿐이다.
02. 뉴트로이스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정체성. 그 정체성이 무엇인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안드로진이 남녀가 섞인 성별이라면, 뉴트로이스는 자신이 남성과 여성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성별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뉴트로이스는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관념 또한 뚜렷하게 가지고 있다.
03. 에이젠더
어떠한 성별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성별이다. 스스로 ‘무성’이라고 정의하며, 생물학적 성별로 인식되고 규정당하는 것을 거부한다. 이러한 점에서 제3의 성정체성을 가진 뉴트로이스와도, 신체적 성별과 정신적 성별이 다른 트랜스젠더와도 구별된다.
04. 젠더리스
젠더가 없는 상태. 개념만 봤을 때는 에이젠더와 혼동되기 쉽고, 실제로 비슷한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면밀히 말하면 에이젠더는 자신을 무성으로 느끼는 성별이고, 젠더리스는 성별 인식 자체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05. 바이젠더
두 가지 젠더가 상황, 시간, 장소, 심리 상태 등에 따라 전환이 이루어지는 성별.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의 성 정체성을 가진 바이젠더라면, 어떨 때는 자신을 남성으로, 어떨 때는 여성으로 느낀다.
06. 트라이젠더
서로 다른 세 가지 젠더를 가지고 있으며, 때에 따라 한 젠더에서 다른 젠더로 전환이 이루어진다. 그 세 가지가 어떤 성별로 이루어질지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07. 팬젠더
모든 젠더의 성정체성을 가진 성별. 여성, 남성, 안드로진, 뉴트로이스, 에이젠더, 젠더리스 등등 상황에 따라 각각의 젠더가 등장한다.
08. 젠더 플루이드
성정체성이 고정적이지 않고, 상황이나 심리 상태에 따라 물처럼 유동적으로 변한다. 바이젠더나 트라이젠더가 하나의 젠더로 전환되는 것과 달리, 여성과 남성이 혼합돼 있는 상태로 변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항상 중성·양성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드로진이라고 볼 수도 없다.
# 이토록 다양한 사랑의 작대기
텔레비전 미팅 프로그램에서 사랑의 작대기는 언제나 이성에게만 향한다. 누군가는 같은 성별을 사랑하기도 하고,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를 사랑하기도 하는데. 생물학적 여자에겐 ‘남친’이, 남자에겐 당연히 ‘여친’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 이토록 다양한 사랑의 작대기가 존재함을 이야기하고 싶다. ※ 해당 지면에서는 성지향성에 대한 개괄적인 분류만 다루었다.
01. 이성애자 (헤테로 섹슈얼)
생물학적(sex) 또는 사회적 성별(gender)이 다른 이성에게 감정적·성적으로 끌리는 사람. 가장 보편적인 성지향성이다. 다만, 생물학적 이성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성애주의’에 빠질 수 있다. ‘이성애주의’는 이성애를 제외한 성지향성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차별하는 것을 뜻한다.
02. 동성애자 (호모 섹슈얼)
생물학적 또는 사회적 성별이 같은 동성에게 감정적, 성적으로 끌리는 사람. 남성 동성애자를 ‘게이’, 여성 동성애자를 ‘레즈비언’이라고 부른다.
03. 양성애자 (바이 섹슈얼)
두개 이상의 성별에 감정적, 성적으로 끌리는 사람. 흔히 생물학적 남성과 여성 둘 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인식돼왔만, 정확히는 임의의 젠더 중 두 가지 이상의 젠더에게 끌림을 느낀다.
04. 무성애자 (에이섹슈얼)
어떠한 성별에게도 성적으로 끌리지 않는 사람. 성욕이 많고 적고는 상관없으며, 누구에게도 성적 자극을 느끼지 않음을 뜻한다. 완전한 무성애자 외에도 아주 드물게 성적 끌림을 느끼는 그레이섹슈얼, 자기 자신에게만 끌리는 오코모노섹슈얼 등 ‘무성애 스펙트럼’ 역시 매우 다양하다.
05. 범성애자 (팬 섹슈얼)
젠더퀴어를 포함한 모든 성별에 감정적, 성적으로 끌리는 사람. 사람을 사랑할 때 성별이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아 ‘젠더 블라인드(gender blind)’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06 .다성애자 (폴리섹슈얼)
두 가지 이상의 성별에 감정적, 성적으로 끌리는 사람. 퀴어 유튜브 채널 ‘SOO NOT SUE’의 ‘양성애, 다성애, 범성애 101’ 영상에 의하면, 양성애자와 구분하기 위해 세 개 이상의 젠더에 끌림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833호 – issue]
내용 출처 마성의게이 queerdigger.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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