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의대생입니다. 동기 중에 너무 너무 마음에 안 드는 애가 있어요. 의대생이라고 소개를 한 이유는 의대생은 매일매일 동기와 같은 수업을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 친구는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은근슬쩍 자기자랑을 합니다. 도서관에 갈 때마다 번호를 따인 적이 너무 많다느니, 자신이 부티나게 생긴 것 같고 상대는 가난해보인다느니. 직접적으로 그 애한테 고쳐보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쉽게 바뀔 것 같지도 않고 괜히 사이만 틀어지면 앞으로 몇 년이나 더 봐야하는데 더 힘들어질 것 같고.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런 말씀 드려 죄송하지만, 세상에는 모기가 존재합니다. 여름이면 정말이지, 귀찮아 죽겠습니다. 저희 집은 새 집인데도 방충망 어딘가 헐거운지 모기가 계속 들어옵니다. 모기향도 피우고, 이불도 꽁꽁 덥지만 아침이면 언제나 물려 있습니다. 새벽에 불을 켜고 모기를 잡고나면, 잠이 깨버려 밤을 새우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는 똥통도 있고, 새누리당도 있고, 민주당도 있습니다. 재미없는 영화도 있고, 교조적인 소설도 있고, 정신 분열에 일조하는 음악도 있습니다. 요컨대, 이 세상에는 모기같은 녀석들이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직장 생활을 할 때, 상사 때문에 괴로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와 대화를 하지 않았기에, 모든 의사소통을 이메일로 했습니다. 예컨대, “오후에 시간 있으신지요?” 같은 5초면 끝날 대화도 이메일로 보내야했습니다. 물론, 답장이 언제 올지 모릅니다. 이런 상태로 우리는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주 5일을 함께 했습니다. 야근도 함께 했고, 해외 출장도 함께 갔습니다. 그 때 저는 너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앓았습니다. 그 탓에 아직도 고생하고 있습니다. 직장을 그만 두고 난후, ‘아아. 이제 사람 때문에 고생할 일은 없겠군’ 하고 소설가 생활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문단에도 골치 아픈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술을 강요하는 선배, ‘문학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프로필은 측면으로 찍어야한다)고 ‘개똥철학’을 강요하는 선배, ‘네 글은 똥이야’라고 험담하는 선배까지, 다양한 얼굴과 다양한 목소리를 한 모기 같은 존재들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문단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기로 결심하고, 혼자서 조용히 작업하기 위해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 모기가 저를 괴롭혔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차마 이 지면에 소개할 수 없는 갈등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에는 모기 같은 존재가 있다. 인간의 영역으로는 존속 가치를 이해할 수 없는 심원하고 귀찮은 차원의 존재가 있다. 그것은 쓰레기장 같기도 하고, 똥통 같기도 하고, 하수 처리장 같기도 하지만, 없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세상 어딘가에는 반드시 냄새나고 구린 곳이 있듯이, 인간들 중에도 편협하고, 상대를 짜증나게 하는 녀석들이 있다. 그런 녀석들로부터 도망쳐서 딴 데로 가봐야, 결국 다른 얼굴과 다른 목소리를 한 같은 종류의 녀석들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제 경험상 그러했고, 이를 저는 ‘모기 상존(常存)의 법칙’이라 부릅니다.

 

짜증날지 모르지만, 모기는 인류와 함께 합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면 세상사는 당연해집니다. 우리는 모기와 토론을 하지 않고, 질투를 내지도 않습니다. 동기에겐 미안하지만, ‘아, 저 친구는 저렇게 살아가는 존재구나’ 하고 받아들이시면, 화가 나지도 섭섭하지도 않을 겁니다. 묘하게도 이렇게 포기하고 지내다 보면, 또 사람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완전한 악인은 없기 때문입니다. 기대를 버리고 지내다보면, 동기의 좋은 점도 하나둘 씩 발견되어 모기와 친구가되는 묘한 경험도 하게 될지 모릅니다. 단,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피를 빨리면 안 되니까요.

 

인간관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당한 거리입니다. 부부지간에도 말이죠(그래서 전, 신혼이지만 아내랑 10cm 떨어져 잔답니다. 아내가 땀이 많아서 그런 건 아니에요. 호호호).

 

 

<지난 고민 상담>

Q 마음의 소리, 현실과의 타협. 어느 쪽이 좋을까요?

Q 다 포기하고 결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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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최민석씨는?

2010년 창비 신인소설상을 받고 등단. 2012년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쓴 책으로는 『능력자』『풍의 역사』 『쿨한 여자』『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등이 있다.

소설가 최민석씨가 20대 독자들이 보내온 사연에 답변 비스름한 것을 드립니다.
인간관계, 진로, 외모, 취향 등등 그 어떤 고민이라도 메일로 보내주셔요.
고민 당첨자(?)에겐 메일로 ‘당신의 고민이 다음 주에 실릴 예정이오’라며 알려드리고, 기사는 익명으로 나갑니다.
고민 메일은 gomin10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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