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때 과 CC 하면 다들 안 좋다고 주변에서 말리더라고요. 인간관계도 좁아지고, 괜히 헤어지면 힘든 일만 많아진다고요. 특히 선배랑 사귀는 건 안 된다고요. 괜히 멋있게 보이는 것일 뿐 시간이 지나면 그렇지 않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진짜 적어도 지금은 제 눈에 괜찮아 보이는 과 선배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가님도 1학년 때 CC는 반대이신가요?
반대합니다. 이제 막 고교 입시라는 굴레에서 벗어났는데, 연애가 삶의 중심이 되어 1학년 때 해야 할 다양한 경험을 포기해야 합니다. 지적하신 대로 인간관계도 좁아집니다. 헤어지기라도 하면 남은 4년 동안 전 남자친구와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야 합니다.
2학년 때 하는 것도 손해입니다. 1학년 때 사귈까 말까 고민했던 동기 녀석과 가까스로 연인이 되면, 얼마 안 돼 군대에 가버립니다. 이런 경우 만나자마자 이별을 해야 해서, 꼼짝없이 ‘고무신 신세’가 돼버립니다. 제대할 때까지 기다리자니 힘들고, 다른 사람을 만나자니 배신자 소리나 듣고, 이래저래 2학년 때 캠퍼스 커플 하는 건 손해입니다.
3학년 때도 안 좋습니다. 이제 사랑을 알 만한 나이가 됐는데, 동기들은 죄다 군대에 가버리고, 복학생이나 만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 어감마저도 촌스러운 ‘복학생’. 저도 복학생 시절을 겪었지만, 이상하게 복학생이 되면 패션 감각도 사라지고, 유머 감각도 증발해버립니다. 아무리 씻어도 몸에서 아저씨 냄새가 나는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제 경우의 말이지만, 자연히 이 시절 자신감이 사라졌고, 어딜 가도 위축된 행동을 했습니다. 제 친구들도 꽤나 그랬습니다. 이런 복학생을 달래가면서 연애하는 걸 반대합니다.
4학년 때는 더욱 안 좋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단군 이래 최악의 취업률을 갱신하는 요즘에 취업 준비에 전념해도 모자랄 시간에 연애라니요. 가당치도 않습니다. 졸업 동기들도 모두 정신이 취업에 쏠려 있어 커플이 되더라도 관계에 소홀할 게 뻔합니다. 그리고취업과 진학을 앞둔 마당에 연하남 챙겨줄 여유가 어디 있습니까.
자, 이제 졸업을 합니다. CC할 기회는 남아 있습니다. 컴퍼니 커플(Company Couple)도 CC 아닙니까. 하지만, 직장인 1년 차일때는 반대합니다. 이제 막 취업해서 업무를 익혀야 할 때 연애라니요, 가당치도 않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수습 사원이나 비정규직으로 채용된 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가량 근무를 하고 나서야 정규직 전환이 됩니다. 이런 시기에 연애를 하다가 근무에 소홀해져 정규직 전환이 못 되면 생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됩니다.
게다가 헤어지면, 남은 오랜 세월 동안 전 남자친구랑 어떻게 얼굴을 맞대고 근무합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2년 차도 반대합니다. 비슷한 이유이니, 세세한 내용은 지면상 생략합니다.
아, 걱정 마십시오. 교회를 다닌다면, 처치 커플 (Church Couple)도 CC 아닙니까. 그 유명한 교회 오빠도 있고요.
하지만, 등록 1년 차에 CC 하는 걸 반대합니다. 이제 교회에 막 발을 디뎌 좋은 이미지를 남겨야 할 때, 연애부터 한다고 소문나면 성도들이 챙겨주는 맛있는 주일 점심도 눈치 보며 먹어야 하고, 성령님이 실망해 하늘에서 내려오는 무궁한 은혜를 적게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자, 주변인들의 조언이란 이런 것들입니다.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이런 맥락의 이야기를 앞으로 타인에게 듣게 되거나, 본인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언제든지 주저 말고 상대에게 마음을 보여주시기바랍니다.
연애의 적기는 ‘하고 싶을 때’입니다. 안전하고 피해 없는 청춘보다, 뜨겁고 상처받는, 그래서 상처받을수록 아름다워지는 젊은 시절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인간은 상처받기에 성장하고, 빛이 나는 겁니다.
<지난 고민 상담>
Q. 여자친구가 제 앞에서 박나래와 안영미 춤을 따라 춥니다. 어쩌죠?
소설가 최민석씨는?
2010년 창비 신인소설상을 받고 등단. 2012년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쓴 책으로는 『능력자』『풍의 역사』 『쿨한 여자』『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등이 있다.
소설가 최민석씨가 20대 독자들이 보내온 사연에 답변 비스름한 것을 드립니다. 인간관계, 진로, 외모, 취향 등등 그 어떤 고민이라도 메일로 보내주셔요. 고민 당첨자(?)에겐 메일로 ‘당신의 고민이 다음 주에 실릴 예정이오’라며 알려드리고, 기사는 익명으로 나갑니다. 고민 메일은 gomin10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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