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민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내년 8월에 졸업을 앞두고 여러 회사에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고민이 항상 뒤따릅니다. 이 일 할 때는 이 일이 좋은 것 같고 다른 일 할 때는 다른 일이 좋은 것 같고…

 

무슨 일을 좋아하는지, 하고싶은지 모르니까 방황 아닌 방황을 하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요? 항상 멋지고 쿨한 답변 주시는 소설가님, 저의 고민도 멋지고 쿨하게 답변해주세요!

 

 

오늘은 제 사연을 한번 들어보실래요? 제가 어떻게 질문자님에게 답을 보내게 됐는지 말이에요. 저는 소설가지만, 소설가가 되고 싶어서 된 건 아닙니다.

 

이런 말을 하면 ‘문학을 우습게 보느냐?!’고 항의할지 모르겠지만,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소설가가 된 것입니다. 직장을 본의 아니게 그만두게 되니 막상 제 손에 들린 건 퇴직금으로 지급된 석 달 치의 월급 600만원과 검고 투박한 노트북 한 대뿐이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막연하게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기에, 과연 600만원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영화 따위야 안 찍어도 어차피 살아갈 수 있잖아’라고 쿨하게 포기한 게 아니라, ‘아아, 이 600만원을 써버리면 생활비가 없잖아!’라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돈이 안 드는 일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런 유흥도 즐기지 않고 정말이지 밥에 김치만 먹으면 7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과연 돈이 안 드는 일이 무얼까 생각해보다 제 유일한 자산인 검고 둔탁한 노트북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소설을 쓰게 된 겁니다. 물론, 운이 좋아 7개월 안에 소설이 당선돼 소설가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막상 소설가로서의 삶을 시작하니,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선 돈이 들지는 않았지만, 돈이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신인 소설상을 수상해 상금 700만원을 받아서 그걸로 또 일 년을 버텼습니다. 버는 돈이 없으니, 시간을 보낼 때에도 돈이 안 드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데뷔한 첫해 내내 소설만 썼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음 해에 장편소설 『능력자』로 상금 3천만원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조금씩 ‘아, 이게 내 직업이구나’라고 생각하고 이때까지 써 오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대학내일」에 고민을 보낸 질문자님과 만나게 된 겁니다.

 

 

종종 사람들이 질문합니다. ‘작가님은 하고 싶은 일 하고 사니, 좋으시겠어요?’ ‘하고 싶은 일 하고 사는 사람은 행복한가요?’ 혹은 ‘저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요. 때론 이렇게 묻기도 합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 바로 질문자님처럼 말입니다.

 

제 대답은 간단합니다. 인생은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지는 겁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하고 싶은 일을 향해 정진하면 되는 것이고, 하고 싶은 일이 없으면 그저 순리대로 닥쳐온 상황을 해결하며 살아가면 됩니다.

 

 

소설을 쓰다 보니, 상당히 고통스러웠습니다. 독자들은 험담하고, 공들여 쓴 작품은 외면 받고, 아름다운 문장을 쓰기 어렵고, 생각한 아이디어는 구현이 안 됐습니다. 하지만, 꾹 참고 일 년, 이 년, 삼년, 사 년, 그렇게 칠 년째 쓰다 보니, 재미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아침의 고요한 시간에 외면적으로는 평화롭지만 내면적으로는 활기차게 글을 쓰는 시간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저는 모든 일에 나름대로의 매력과 고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저처럼 순리대로 기회가 주어진 일을 마다 않고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아무것이라도 하는 게 백번 옳으니까요.

 

추신: 하고 싶은 게 없을 때는 제 소설 『능력자』를 읽어보세요. 별 도움이 안 될지 모르지만, 책이 안 팔려서 추천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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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고민 상담>

Q. 부모님과 대화할 때 어디까지 털어놔야 하는 건가요?
Q. 친구의 친구를 사랑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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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최민석씨는?
2010년 창비 신인소설상을 받고 등단. 2012년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쓴 책으로는 『능력자』『풍의 역사』 『쿨한 여자』『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등이 있다.

 

 

소설가 최민석씨가 20대 독자들이 보내온 사연에 답변 비스름한 것을 드립니다.
인간관계, 진로, 외모, 취향 등등 그 어떤 고민이라도 메일로 보내주셔요.
고민 당첨자(?)에겐 메일로 ‘당신의 고민이 다음 주에 실릴 예정이오’라며 알려드리고, 기사는 익명으로 나갑니다. 
고민 메일은gomin10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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