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남자친구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 여친의 페이스북을 보게 됐어요. 2년 정도 사귀었고, 함께 찍은 사진도 많았어요. 전 여친이 사진 찍는 걸 좋아했나봐요. 문제는 둘의 사진을 보고 난 후, 전 여친과 저를 비교하게 됐어요. 게다가 과거의 둘을 상상하니 우울해졌어요.

 

오빠가 사진을 찍자고 하면, 전 여친이 신경 쓰여서 거절은 못하는데요. 찍힌 사진을 보면 매번 이상해요. 저는 볼살이 많아서 사진에 예쁘게 나오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들의 사진과 비교하게 됩니다. 자존감을 높이면 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될까요? 저는 어떡해야 할까요? 도와주세요, 작가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두들 말합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라.’ 이렇게 간단합니다. 참 쉽죠? 하지만, 이 말은 굉장히 무책임하기도 합니다. 자존감이 낮아진 이유가 바로 ‘타인에 비해 초라하고, 별 볼 일 없어 보이기 때문’인데, 어떻게 나를 사랑합니까?

 

그러니, 이 말을 현실적으로 바꾸면 이렇게 됩니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꾸어라.’ 하지만, 이런 말을 모두 하길 꺼립니다. ‘저는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거든요’하고 읍소하면, 미안해지고 숙연해지기까지 하니까요.

 

그렇기에, 제가 현실적으로 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겁니다. ‘최대한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꾸자.’ 질문자님의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죄송하지만, 볼살을 빼야 합니다. 그럼 볼살을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넷에 입꼬리 올리기 운동, 볼풍선 만들기, 입으로 ‘아. 에. 이. 오. 우’ 모양 만들기, 볼 스트레칭, ‘페이스 슬리밍 크림’ 사용하기 등등을 해야 한다는데… 좀 바보 같죠?

 

일말의 진실이 있긴 하지만, 그대로 해서 웬만해선 안 빠집니다. 이런 비유는 죄송하지만, 볼살은 바퀴벌레 같은 존재 입니다. 인류 모두가 멸종해도 바퀴벌레는 살아남듯, 거의 모든 살이 빠져도 볼살은 남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볼살은 단순한 ‘볼살의 문제’가 아닙니다. ‘극기의 문제’입니다.

 

저도 볼살을 뺀 적이 있습니다. ‘나 자신을 이기는 운동’을 약 10개월에서 1년 정도 꾸준히 했습니다.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하고,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위해 1년간 꾸준히 달리니까 그제야 볼살이 빠졌습 니다. ‘무슨 볼살 따위로 극기를 해야 하느냐, 그냥 이렇게 살겠다!’라고 생각하셨다면, 정말 잘 생각 하신 겁니다. 그대로 사는 게 훨씬 편합니다.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그냥 볼살이 붙어 있는 내 자신을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게 볼살을 빼기로 결심하고 실천하는 것보다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나를 사랑할 수 없다 싶으면 운동화 끈을 매시고, 아침마다 풀을 씹으며 저처럼 한번 살아보시기 바랍니다(저는 오늘도 두부와 샐러드로 아침을 때웠습니다).

 

인생은 이토록 어려운 것입니다. 정신 승리를 하거나, 육체적 승리를 해야 합니다(그러니, 가급적이면 그냥 볼살이 붙은 내 모습을 사랑하십시오. 저도 이게 안 돼서 매일 달리기를 하는데, 아 힘듭니다, 헉헉).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 현재 남자친구가 택하고, 사랑하고, 함께 있고, 포옹하고, 입 맞추는 사람은 그의 전 여친이 아니라, 바로 질문자님입니다.

 

남자친구는 분명 질문자님에게 매력을 느꼈고, 그렇기에 사귀었을 겁니다. 그 점을 잊지 마세요. 끝으로, 모든 사람의 현재는 과거로 인해 생긴 것입니다. 질문자님이 사랑하는 남자친구의 현재 모습 역시 남자친구가 겪은 과거로 인해 형성된 것입니다. 그러니, 그가 걸어온 옛길도 존중 해주기 바랍니다.

 

추신: 좀 지질하지만, 그래도 전 여친이 신경 쓰이면 ‘페북’에서 전 여친을 ‘차단’해버리세요. 그러면, 마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립니다.

 

<지난 고민 상담>
Q.왜 가족에겐 더 많이 화내게 되는 걸까요?

Q.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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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최민석씨는?
2010년 창비 신인소설상을 받고 등단. 2012년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쓴 책으로는 『능력자』『풍의 역사』 『쿨한 여자』『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등이 있다.

 

 

소설가 최민석씨가 20대 독자들이 보내온 사연에 답변 비스름한 것을 드립니다.
인간관계, 진로, 외모, 취향 등등 그 어떤 고민이라도 메일로 보내주셔요.
고민 당첨자(?)에겐 메일로 ‘당신의 고민이 다음 주에 실릴 예정이오’라며 알려드리고, 기사는 익명으로 나갑니다. 
고민 메일은gomin10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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