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파오후 / 쿰척쿰척 / 안여돼 [유의어] ‘안여멸’ / 근육돼지 / 성괴 [유의어] ‘강남미인’

 

외모 지상주의는 가장 보편적이고 만연한 차별 중 하나다. 뚱뚱하거나 너무 마른 사람, 혹은 ‘미’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되려 ‘자기관리가 부족하다’고 낙인을 찍으며 사회 구성원 다수가 혐오에 일조한다. 특히 대한민국은 비만인에게 유난히 혹독한 나라다. 나태와 게으름의 척도를 뚱뚱함으로 판단하고, ‘파오후 쿰척쿰척’ 등 스테레오 타입으로 얼룩진 모멸적 호칭에 대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 채 한낱 가벼운 유머 거리로 치부한다. 이러한 외모 차별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성형 수술을 한 사람에게는 징그럽고 부자연스럽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고, 급기야 ‘성형 괴물’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는 풍조는 또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여성

김치녀 [유의어] ‘된장녀’ / 김여사 / 맘충 / 여OO, 여류OO / 처녀작, 처녀비행 / 미망인

 

국어사전에 등재된 고유어부터 인터넷 신조어까지, 여성 차별적인 단어들은 시대에 맞게 소멸되기는커녕 더욱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변모하고 재생산되어왔다. ‘김치녀’를 비롯, 특정 집단에 의해 여성 혐오 정서가 깃든 용어들이 일반화되어 쓰이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예를 들어 운전에 서툰 중년 여성 운전자를 지칭하는 ‘김 여사’는 일반적인 여성 운전자로 의미가 확대되는 것을 뛰어넘어, 실제 운전자가 남성이었음에도 쓰이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그 밖에 모든 직위의 디폴트 값을 남성으로 여겼기에 탄생한 ‘여OO’, ‘여류 OO’  등의 남용도 직업의 성별 구분이 사라진 21세기에 상당히 시대착오적 발상이라 볼 수 있다.

 


 

세대

틀딱 / 노땅 [유의어] ‘노친네’ / 급식충 / 중2병 / 휴먼급식체

 

특정 연령층을 겨냥한 단어들이 일상생활, 인터넷 커뮤니티, 1인 미디어 등에서 무분별하게 남발되고 있다. 하지만 이 용어들의 기저에 모두 혐오의 정서가 깔려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문제적 행동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나, 그 집단 전체를 ‘OO충’이라 폄하하는 것을 과연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모든 노인이 편협하고 수구적인 생각을 가진 것도 아니며, 모든 청소년이 미성숙하고 개념 없는 존재도 아니라는 점이다. 단순한 조롱과 비하에 지나지 않는 이 용어들은, 특정 세대를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의식이 반영되어 있기에 오늘날 첨예한 세대 간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장애

장애우 / 장애자 / 장님 / 애꾸눈 / 소경 / 봉사 / 귀머거리 / 벙어리 / 말더듬이 / 병신 / 불구자 / 절름발이 / 앉은뱅이 / 난쟁이 / 고자 / 장애를 ‘앓고’ 있는 / 정상인

 

이게 왜? 하고 의아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위에 언급된 용어들은 특정 대상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낳는 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서, 혹은 마땅한 대체어가 없어 무의식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미 관용어로 굳어져 기사 헤드라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꿀 먹은 벙어리’, ‘눈 뜬 장님’, ‘귀머거리 삼 년’, ‘절름발이 정책’ 등은 대표적인 장애인 차별 용례다. 2016년 민주노총은 약자에 대한 비하 우려가 있는 ‘병신년(丙申年)’ 표현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적이 있고, 최근 평창 패럴림픽에서는 ‘벙어리장갑’을 ‘손모아장갑’으로 판매해 화제가 됐다. 아무런 악의가 없어도 듣는 이가 상처받을 여지가 있다면, 이처럼 그 단어의 사용을 지양하는 것이 마땅하다.

 


 

인종

혼혈아 / 짱깨 / 쪽발이 / 베트콩 / 개슬람 / 똥남아 / 양놈 / 코쟁이 / 니그로 / 흑형 / 흑누나 / 튀기 /외노자

 

해외 여행 중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사람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국내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나이지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모델 한현민은 한 인터뷰에서 ‘흑형’이라는 말만 들으면 심장이 멎는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종종 친근감을 나타내기 위한 표현으로 사용되지만, 당사자가 듣기엔 충분히 거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혐오의 뉘앙스를 대놓고 풍기는 ‘짱깨’, ‘쪽발이’ 등은 차별인 줄 알면서도 쉽게 쓰이고 있다.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은 결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여전히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하고 타인종에 대한 혐오를 일삼는다면, 언젠가 지구 반대편에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질병

발암 / 지랄 / 뗑깡 / 정병 / 정신분열증 / 염병 / 옘병 / 문디

 

‘암 걸릴 것 같다’, ‘너 정말 발암이다’, ‘암 유발 웹툰’, 모두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한 표현들이다. 암을 겪어본 적 없는 젊은 연령층에서는 매우 가볍게 쓰이는 일상 ‘드립’일지도 모르겠으나, ‘암’은 한국인 사망 원인 1위 질병이다. 그만큼 암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 수가 많고, 그로 인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이 용어들은 결코 ‘드립’이 아닌 ‘중병 희화’에 불과하다. 직간접적으로 그 질병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서라도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844호 – special]

Intern 최은유 metaphor@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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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차별] 대중문화 혐오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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