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Time Line


2014. 12. 11

동국대 총장 선거 종단 개입 사태 발발

 

2015. 04. 10
조계종단 학내 개입 규탄 집회

 

2015. 04. 21
대학원 총학생회장 고공 농성 시작

 

2015. 09. 17
이사장 및 총장 퇴진 요구 학생총회

 

2015. 10. 15
전 부총학생회장 김건중씨 단식 투쟁 시작

 

2016. 07. 15
학교 측의 김건중씨 무기정학 징계 통보

 

2016. 10. 11
총장 징계 및 학생 징계 철회 요구 학생총회

 

2018. 11. 13
전 총학생회장 안드레씨 조명탑 고공 농성 시작

 

2018. 11. 18
현 상황 풍자한 패러디 영상 ‘동국 점프’ 화제

 

2018. 11. 19
총장 직선제 요구 대학 연대 기자회견

 

2018. 12. 18
4자협의체 결렬로 총장 간선제 유지

 

 

한 대학의 총장은 학과의 존폐부터 졸업 시스템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력을 갖는다. 그러나 일반 학생은 1년에 한 번 얼굴 보기도 쉽지 않다. 과연 총장은 어떻게 선출되고 있을까? 사립대학의 72%는 이사장 1인이 총장을 임명하는 ‘완전임명제’를 택하고 있다.

 

대학 구성원의 참여가 완전히 제한된 선출 방식이다. 이렇게 임명된 총장은 이사장의 이익을 대변할 뿐, 구성원과의 소통에 신경 쓰지 않는다. ‘총장 임용 추천 위원회’에 의한 간선제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큰 변화는 없다. 학생들은 총장 후보자들의 입후보 이유조차 알 수 없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운영 방식에 학생들이 칼을 빼들었다.

 

동국대의 총장 직선제 요구 운동은 2014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총장 임기를 한 달 남겨둔 김희옥 총장에게 조계종 고위층 스님 5명이 사퇴 압력을 가했다. 김 전 총장 사퇴 후 종단 낙하산 인사인 한태식 보광 스님이 제 18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한 총장에게 교비 횡령, 논문 표절 등 비리 의혹이 제기됐지만 종단과 법인은 침묵했다. 학교의 ‘불통’에 대학원 총학생회장 최장훈씨는 이듬해 4월 11m 위 조명탑에 올랐다. 같은 해 9월 동국대 학생들은 15년 만의 학생총회에서 총장 퇴진 안건을 통과시켰다. 부총학생회장 김건중씨의 단식 투쟁 끝에 법인은 이사진 총사퇴라는 대답도 내놓았다.

 

큰 성과를 거뒀던 기쁨도 잠시, 김건중씨는 1년 후 학교의 보복 대상이 됐다. 학생총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불이익을 걱정해 학교로부터 전달 받은 학생 명부를 찢어버린 게 화근이었다. 학교는 기자재 훼손을 이유로 그에게 무기정학을 통보했다.

 

이후 이사진은 사퇴했지만, 한 총장은 임기 4년을 꼬박 채웠다. 그동안 한 총장은 종단의 총장 선출 개입에 문제를 제기해 온 학생 대표 4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 550만원을 학교 법인 교비 회계에서 지출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총장을 비롯한 학교 측의 압력에 시달린 학생들은 19년 총장 선출을 앞두고 총장 직선제 TF팀을 만들어 활동했다.

 

그러나 노력이 무색하게도 한 총장의 연임 가능성이 제기됐고 법인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결국 선출 한 달을 앞둔 작년 11월, 동국대 학생은 다시 조명탑 위에 올랐다. 두 번째 고공 농성에 나선 사람은 전 총학생회장 안드레씨다. 그가 조명탑에 있던 한 달여 동안 학교 측은 투쟁 흠집 내기에 나섰다.

 

‘취업 스펙 때문이다, 종교관 때문이다, 사실 조명탑에 없다’ 등 갖가지 구설수를 만들어냈다. 여론 몰이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의 농성은 계속 됐다. 그러나 총장 선거 방식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던 4자협의체(교수 협의회·직원 노조·총학생회·법인 사무처)는 결렬됐다. 그는 새롭게 투쟁을 이어나가기 위해 12월 19일, 37일 만에 땅을 밟았다.

 

종단과 법인이 높게 쌓아올린 총장 간선제라는 벽 앞에서 안드레씨는 전한다. “학교는 학생들을 대화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늘 어리고 부족한 존재로 치부하고, 작은 보상으로 길들이려고만 합니다. 탄압과 보복으로 학생들을 무시해 온 총장을 보며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조명탑에 올랐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대학이 우리의 것이기를 바랍니다.”

 

타 학교의 실정도 다르지 않다. ‘전국 대학 학생회 네트워크’는 작년 ‘3월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를 위한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몇 년 전부터 대학 총장 비리 사태가 발생하면서 총장 임명제 방식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 2018년 한 해만 보더라도 홍익대와 고려대 총학은 단식 투쟁에, 한신대 총학은 고공 농성에 나섰다.

 

한 학생은 철옹성 같은 학교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은 옳은 판단을 할 수 없다는 독선에서 나오는 겁니다. 학생들은 어린아이가 아니에요.” 총장 직선제는 학생들의 정당한 요구다. 그러나 이 권리를 가지기 위해 누군가는 목숨 걸고 단식을 하고 누군가는 물이 얼어 녹지 않는 조명탑으로 오르고 있다. 여전히 대학 민주화의 길은 멀다.


[877호 –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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