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학기 친구’만 사귀어도 괜찮은 걸까요?

고등학교 때까진 친한 친구가 많았는데… 대학 오고 나선 방학 땐 연락 한 통 안 하다가 학기에만 만나는 ‘학기 친구’들 뿐이에요. 수업 같이 듣고, 밥은 같이 먹지만 솔직히 깊게 친하진 않아요. 필요할 때만 만나는 거죠. 이렇게 피상적인 인간관계만 쌓아도 괜찮을까요?


 

Q1
대학 입학 후 많은 학생들이 가장 혼란을 겪는 문제 중 하나가 인간관계인데요. 고민 사연에 나온 것처럼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학기 친구’라는 용어까지 생겼더라고요. 교수님은 이런 관계를 어떻게 보시나요?

사실 그런 용어가 있는 줄 몰랐어요. 그렇지만 이 현상이 나쁘다고 보지는 않아요. 아마 여러분도 직장 생활을 하면 알게 될 거예요. 직장 동료들이 딱 ‘학기 친구’ 같은 느낌이거든요.(웃음) 사적인 것에 대해 너무 깊게 알려고 하지 않고, 서로 오지랖을 부리지 않으며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관계죠. 사회에 나오면 누구나 갖게 되는 관계라고 생각해서, 이런 관계가 그렇게까지 부정적으로 보이진 않아요. 모든 관계는 ‘필요’에 의해 유지돼요. 필요하지 않은 관계가 유지될까요? 그것이 친구 관계든, 애정 관계든 말이에요.

 

Q2
대학 입학 후 통과의례처럼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대학 친구는 진짜 친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하고,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갖기도 하고요.

성인기 이후엔 아무래도 중·고등학교 때와 다른 패턴으로 대인 관계를 맺기 시작해요. 사회인으로서 자연스럽고 기능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뿐인데 한국인들은 여기서도 ‘정’을 찾는 거예요. 그렇게까지 끈적끈적한 관계를 맺을 필요는 없는데.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인 관계는 8년이 지나면 한두 명 빼고 다 바뀐대요. 물론 8년이 지나도 내 주변에 같은 사람들이 남아있다면 좋겠지만, 너무 얽매이지 않아도 돼요. 얼마 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도 “어차피 여기 있는 친구들이랑 나중엔 연락 안 하게 될 거니까 너무 애쓰지 말라”고 얘기해줬거든요.(웃음) 신입생들이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이 인간관계를 너무 깊숙이 맺으려 애쓰는 거예요. 거기서 오는 고통이 너무 크거든요.

 

Q3

연애 고민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애인이 썩 좋지 않지만 외로움 때문에 만남을 이어가는 대학생들이 더러 있더라고요. 그런 관계가 건강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요.

그럴 땐 헤어져야 돼요. 건강한 관계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에서 그치면 안 되고, 그럼에도 애인과 왜 헤어지지 않으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빨리 탐색해야 합니다. 그래야 관계를 정리하는 데 속도가 붙을 거예요. 보통은 본인의 주 양육자들(부모님)과의 관계나, 형제와의 갈등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죠. 건강하지 못한 관계를 유지하는 분들의 특징은 ‘예측 가능한 불행’을 곁에 두길 원한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예측 불가능한 행복’이나 ‘중립적인 상황’보다는 불행일지언정 예측이 가능하고 차라리 익숙하기 때문에. 특히 성인이 되고 난 직후에는 이런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을 과잉 신뢰하는 경향도 있어요. 그래서 계속 이런 관계를 이어가는 건데, 빨리 통찰을 얻으셔야 합니다.

 

Q4
심한 경우엔 애인에게 ‘가스라이팅’이나 ‘데이트 폭력’을 당하면서도 관계를 빨리 끊지 못하기도 하더라고요.

이런 경우라면 최대한 빨리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해요. 내가 가스라이팅이나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있는 건지 파악이 잘 되지 않고, ‘언어적인 폭력이나 신체적인 폭력이 일시적인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02-335-1858)’나, ‘한국여성의전화(02-2263-6464~5)’로 연락하시면 돼요. 민우회에선 강간, 데이트 폭력·스토킹·성희롱 관련 상담을, 여성의전화는 가정 폭력, 성폭력, 여성 폭력 관련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지금의 나는 타인과 안정적인 관계를 맺을 만큼 적당히 불완전하고, 적당히 완전하다. 나는 흔들리지 않고 현재의 나와 나의 사람들을 지켜내겠다. 이것은 나의 삶이다.”

Q5
어떨 땐 인간관계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쏟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날 때마다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스트레스를 주는 친구인데도 오랜 친구라는 이유로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흔히 있어요.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저 친구에게 나에겐 생기지 않을 어마어마하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내가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을까?’ 이 물음에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을 진정한 친구로 보고 있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나에게 의미 있는 지인들에 대한 테두리를 명확하게 해두는 게 좋아요. 그래야 의미 없는 사람들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않을 수 있어요. 물론 이 기준을 설정하는 일이 상당히 어렵긴 하죠.

 

Q6
교수님은 ‘의미 있는 사람’의 기준을 어떤 식으로 정하셨나요?

저 같은 경우엔 이 사람이 차 마실 수 있는 친구인지, 밥 먹을 수 있는 친구인지, 술 마실 수 있는 친구인지를 기준으로 둬요.(웃음) 누가 밥을 먹자고 이야기했는데, ‘이 사람과는 차까지 마실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렇게 해요. 아무래도 기준이 있으면 감정 노동에 드는 에너지를 덜 쏟을 수 있어요. 많은 분들이 그 기준을 세웠으면 좋겠어요. 나와 가까운 ‘인 그룹(In Group)’에겐 여기까지, 그 밖의 ‘아웃 그룹(Out Group)’에겐 여기까지 해주자, 라고.

 

Q7
관계가 나빠질까봐 거절을 잘 못 하는 것도 인간관계에서 겪는 어려움 중 하나인데요. 거절을 잘 하는 법이 있을까요?

이건 저도 잘 못 해요. 요즘 연습하는 중인데, 제가 거절하면 다들 너무 당황하셔서 저도 같이 당황하고 있는 상황이에요.(웃음) 거절을 잘 못 하는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거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환경에 노출되어왔기 때문에 통제감이 없거나 무력해져 있어서 그럴 거예요. 거절을 잘 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요. 거절을 해보는 거죠. 거절을 해보고, 상대의 반응을 살피고, 안 먹힌다 싶으면 다시 철회하고.(웃음) 이 과정을 반복하며 거절하는 능력을 개발할 필요가 있어요.

 

Q8
술을 강요하거나, 군기를 잡는 식의 잘못된 대학 문화가 아직도 가끔 이슈가 되곤 해요. 개인 간의 거절도 어렵지만, 이런 문화를 따르지 않고 ‘난 하기 싫다!’라고 거절하는 일도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우리는 모두 나이를 먹고 누군가의 선배나 보호자가 되잖아요. 그런데 내가 선배나 보호자가 됐을 때,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면 후배나 피보호자에게도 그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거든요. 내가 이것을 거절하지 못했을 때, 내 뒤에 오는 친구들이 고통을 겪게 될 것 같다면 빨리 판단해서 끊어내야 해요. 제가 20년 전 대학교 신입생이었을 때 복학한 선배가 술을 따라보라고 했는데요. 제가 그냥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거든요. 그랬더니 옆에 있던 선배들이 놀라서 “얘한테 그런 거 시키지 마”라면서 말리더라고요. 내 뒤를 따라올 사람들을 떠올리며, 이건 아니다 싶은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얘기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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