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가 갑자기 좋아졌다. 세상에 하루아침에 그 애가 남자로 보인다. 대체 이 마음은 언제 시작된 거지? 나 진짜 이래도 되는 거야? 설렘보다 당황스러움이, 그보다는 두려움이 훨씬 컸다. 걔는 날 안 좋아하면 어떡하지? 서로 좋아한대도, 사귀다가 헤어지면 친구도 잃는 거잖아 ㅠ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중, 우정도 붙잡고 사랑도 쟁취한 위너들에게 물었다. “친구랑 연애하기, 어떠세요?”
누군가 이렇게 외칠지도 모른다. “거봐! 여사친이고 남사친이고, 다 잠재적 썸이었던거지!” 하지만 친구에서 연인으로 레벨업한 이들은 모두 손사래를 쳤다. “아니요 아닙니다, 절대로 아니었어요.”
꽁냥꽁냥 썸의 기운은커녕 새벽까지 술 먹다가 힘들다고 버리고 혼자 집에 간 적도 있었고, 친구의 구 애인들은 왜 저런 애랑 사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장난으로라도 나밖에 없지 않냐는 둥, 마흔 살에도 솔로면 둘이 결혼하자는 둥, 그런 소리는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시작됐냐고? 다들 잘 모르겠단다. 힘들 때 서로 의지하다가 그 애가 갑자기 괜찮아 보이거나, 평소와 다름없이 만났는데 예뻐 보였다고. 사람 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라더니…
TIP
그러니까 친구라고 너무 막 대하고 그러지 말자. 인연은 어디서 올지 모른다.
뭐든 처음이 가장 어렵다지만 친구에게 연애하자고 하는 건 처음부터 보스몹이 등장한 느낌이랄까? 고백하는 사람도 고백받은 사람도 난감한 상황. 연애 감정이 생기기 전에 소중한 친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부터 밀려든다고.
그래서 대부분의 커플이 한 번(이상)은 협상 결렬. 친구도 애인도 아닌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한다.
TIP
대다수 커플이 한쪽의 적극적이고 끈질긴 구애 끝에 탄생했다. 어차피 내뱉은 말, 주워 담을 수도 없으니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자. 거절하는 친구를 4시간이나 설득해, 극적인 협상 타결(=커플 탄생)을 만든 승리자도 있다. 그래도 안 되면? 안 되는 거지 뭐…
친구에서 애인이 되었다. 어제까진 ‘야 너 인마!’라고 불렀어도 오늘부턴 다정하게 애칭을 부르는 사이가 된 것. 물론 처음엔 손발이 오그라들 거다. ‘자기야’ 불러놓고 으악! 비명을 지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친구와 애인은 다르다. 오글거림은 생각보다 빨리 끝나고, 곧 하트 뿅뿅의 시기가 찾아온다. 애칭에 애교에, 친구였을 땐 상상도 못 했던 일이 정말 쉽게 일어난다고 한다. 최소한 똑같은 ‘야 너 인마’에도 애정과 신뢰가 담긴 ‘야♡ 너♡ 인마♡’가 될 걸?
아, 스킨십은 걱정할 필요도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된다고 한다. 커플이란ㅋ
TIP
어색하고 손발이 펴지지 않더라도, 서로 다정하게 불러주자. 금방 익숙해지고 더 좋아질 거다.
오랜 친구와 연애를 한다는 건, 그 애의 친구가 곧 내 친구라는 뜻이다. 덕분에 “우리 사귀어”, 이 한 마디로 친구들에게 어마어마한 충격과 공포를 안겨줄 수 있다. 꼭 연예인이 열애 사실 인정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꿀잼이라고.
밑도 끝도 없이 아무나 엮기 좋아하는 친구가 “거 봐! 너희 이럴 줄 알았어!” 라고 할 땐 왠지 진 것 같아 억울(?)하단다. 친구야, 그때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개소리였는데 그게 진짜가 될 줄은 우리도 몰랐지…
TIP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땐 애인이 아니라 친구의 포지션을 취하자. 친구들끼리 놀자고 모였는데 둘의 세계에 빠지는 건 곤란하다.
CC의 장점이 자주 보는 것, 단점은 자주 보는 것이라 했던가. 친구와 연애하는 것의 장점은 서로 잘 알고 있다는 것, 단점도 서로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내 남자, 내 여자의 과거 연애사 A to Z를 알고 있는 것은 물론, 그 옛날 서로 연애상담까지 해주었더랬다. 심지어 친구 사이일 때 소개팅을 주선하기도 했다고. 친구의 연애를 응원했던 것이 내 발목을 잡을 줄이야…문득 문득 얘가 구 애인과 뭘 했는지 떠올라 괴롭단다.
하지만 기본적인 취향과 연애 스타일, 생활 방식을 알고 있어서 완전히 남과 연애하는 것보단 수월하다고.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할 수 있고 싫어하는 것은 피할 수 있다. 친구처럼 편안한 연애라니, 넘나 좋은 것! 그렇다고 설렘이 없는 것은 또 아니다. 친구의 편안함과 연인의 설렘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것이 친구와 연애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
TIP
편한 사이라는 말이 서로 무례하게 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가까울수록 지킬 건 지켜야 한다.
괜히 어설프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사랑도 얻지 못하고 친구도 잃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친구에서 연인이 된 이들도 처음엔 그랬다. 최소 한두 번은 거절당했고 잠시였지만 연인도 친구도 아닌,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된 적도 있다. 그래서 무작정 “마음을 고백하세요! 밀어붙이세요!”라고 할 수 없다.
그래도 분명한 건, 일단 손을 내밀어야 상대가 잡아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 번이나 거절한 친구를 4시간 동안 설득해 사귀게 된 승리자에게 뒷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그의 여자친구는, 끈질기게 매달리는 그를 거절하기 힘들어 일단 받아주고 나중에 ‘우린 역시 연인으로는 아닌 것 같다’며 헤어지려고 했다고. 하지만 사귀게 된 이후의 모습이 생각보다 괜찮아 지금까지 사귀고 있다고 한다. 마음은 움직일 수 있다.
모두가 우정과 사랑을 다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친구에게 고백했지만, 서로의 마음이 같지 않았던 익명의 사연을 짧게 소개한다. 토닥토닥.
난 사랑이었고 넌 우정이어서, 우린 친구에서 연인이 되지 못했어. 이젠 친구로도 보지 못하게 됐네. 너에게 고백을 하지 않았더라면 우린 계속 좋은 친구일 수 있었을까? 아마 아닐 거야. 내가 고백을 하지 않았더라도 내가 널 계속 좋아하고 있었을 테니까. 내 감정을 속으로 삭이고 좋은 친구인척하는, 그런 관계였겠지. 그래서 친구로서의 널 잃은 건 슬프지만 고백한 걸 후회하진 않아. 그냥 조금 쓸쓸하다.
익명의 P
illustrator liz
director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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