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 대가리는 더 이상 욕이 아니다. 2015년 글로벌 통계 조사 연구소 스태티스틱 브레인(www.statisticbrain. com)에 따르면, 2000년 12초였던 사람의 평균 집중력은 2015년 8.25초로 하락했다. 반면 금붕어의 평균 집중력은 꾸준히 9초를 유지해오고 있다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이 조사는 마이크로소프트 캐나다의 보고서에서 ‘흥미로운 디지털 미디어로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는 근거로 사용되었지만, 그들조차 디지털과 인터넷의 발전이 집중력을 약화시켰음을 부정하지는 못했다.

 

과거와 달리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각종 자극을 공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SNS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만도 뇌는 과부하 가 걸릴 정도라니. 2017년, IT 강국 한국의 집중력 평균 시간은 굳이 조사하지 않기로 하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꼭 외부에 있다는 편견은 버리자. 카톡 한 번 안 울려도 안 될 집중은 안 된다. 도서관 밖을 보니 꽃이 폈고, ‘벚꽃 엔딩’을 흥얼거리다가, 날이 너무 좋아서 공깨비가 떠오르면, 갑자기 세상에서 제일 작은 카페의 커피가 먹고 싶어질 테니까.

 

뇌는 새로운 자극을 좋아한다. 방금 떠오른 정보에 생각이 옮겨 가기 마련이다. 뇌 자체가 집중보다는 산만에 가까운 구조로 되어 있는 셈이다. 끊임없이 다른 데로 관심을 돌리려는 뇌의 욕구를 뿌리치고, 이미 익숙한 정보, 즉 전공 책에만 집중하는 게 자연스러울 리가.

 

 

“눈에서 피가 나오게 밤을 새봐도 씨밭. 이번 생은 글렀어.” 네 고갱님. 그런 무기력함 때문에 집중력에 스크래치가 납니다. 1974년 심리학자 도날드 히로토는 대학생 96명에게 실험을 했다. 소음을 들려줄 때, 버튼으로 소음을 끌 수 있는 집단과 버튼을 눌러도 소음을 끌 수 없는 집단으로 구분한 실험이었다.

 

실패를 경험한 집단은 이후의 실험에서도 벗어나려는 의지를 잃었다. 우리 뇌는 평화로운 상황보다는 ‘위험’을 먼저 감지 한다. 하지만 부정적인 것에 중심을 두다 보면 인지 능력 자체가 둔해진다. 그러니 시험에 집중하고 싶다면, 우주에서 긍정의 힘을 불러 모으자.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즐겁게 시험공부 하는 자세를 가지면, 그런 노력이 체내에 도파민과 엔도르핀을 분비해 잃었던 집중력을 되찾아줄지도….

 

 

‘집중력을 쪼개 쓸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맨체스터 공대의 인지과학자 에드워드 콜린 체리가 1950년대에 이미 입증 했다. 소문의 온상지인 칵테일 파티에서 착안해, 참여자의 오른쪽 귀와 왼쪽 귀로 각기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실험을 한 것. 멀티태스킹은 커녕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물론 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를 닦으면서 머리를 빗는 등 이미 몸에 밴 단순반복적인 일일 때다. 하지만 포켓몬을 잡으면서 단어를 외우는 등 조금만 행위가 복잡해지면, 집중력의 양과 질은 형편없어진다.

 

멀티태스킹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는 기억력에도 악영향을 준다. 스탠퍼드대의 신경과학자 러스 폴드락은 두 가지 일을 한번에 할 때 뇌는 중요한 정보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TV를 보면서 전공책을 읽으면 중요한 정보를 거 르는 해마(Hippocampus)를 거치지 않아, 잊어도 좋은 ‘단기기억’으로 저장되어버린다는 것이다. 매 시험을 속성으로 외우고 속성으로 까먹는 이유다.

 

 

샤이니의 ‘링딩동’은 유명한 시험 기간 금지곡이다. ‘링딩동 링딩동 띠리링띠링 링딩딩’ 하는 후렴부가 귀에 착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부할 때와 노래를 들을 때 언어 능력을 담당하는 좌뇌를 주로 사용하는데, 좌뇌가 어떤 가사에 꽂혀버리면 공부 내용과 상충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덕질과 공부를 한꺼번에 할 수 없는 이유랄까…☆

 

공부에 도움이 되는 음악이 있긴 하다. 바로크 음악은 규칙적인 리듬이 반복되며 뇌의 활동을 촉진시키고, 우리 맥박과 비슷한 박자수로 심리적 안정감을 선사한다. 몸과 마음이 평온한 순간, 집중력을 높여주는 알파파가 형성되니 바흐와 모차르트 아저씨를 영접해보길.

 

 

몸의 모든 기관에는 각각의 역할이 있고,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역할이 뭔지 안다. 그런데 왜 숨은 자꾸 입으로 쉬니? 입으로 숨을 쉬면 코로 숨 쉬는 것보다 공기가 20%나 덜 들어간다. 코 점막에 있는 상피세포가 공기 흡입을 원활하게 도와주는데 입에는 그런 기능이 없기 때문. 입을 헤 벌린 채 자고 일 어나면 머리가 띵한 이유다.

 

일본집중력육성협회 대표 모리 겐지로는 뇌를 컴퓨터의 CPU, 코를 라디에이터로 비유한다. 열을 잔뜩 머금은 CPU는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차가운 공기로 식혀줘야 하는데, 코가 바로 그 역할을 한다는 것. 어느 때보다 CPU가 잘 돌아가줘야 하는 지금, 그 입 어서 다물라.

 

 

우리는 흔히 문제가 쉬우면 이해가 잘 돼서, 어려우면 머리를 많이 써야 하므로 집중이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뇌는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을 때 최고의 성능을 낸다.『몰입 flow』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과제의 난이도와 자신의 역량이 정점에서 만날 때 가장 깊은 몰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정점’이란 내 능력보다 약간 어려운 수준. ‘노력하면 할 수 있겠는데?’ 싶은 난이도를 뜻한다. 우리의 뇌는 목표치에 아슬아슬하게 도달한 순간 도파민을 뿜어내고, 그때 느끼는 ‘즐거움’이 의욕과 내적 동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시험공부를 하기 전에 가슴에 손을 얹고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이 과목, 과연 가능성 있는 걸까…?

 

 

평소엔 카오스 같은 책상에서도 필요한 것 잘 찾아 썼는데, 시험 기간만 되면 거슬리고 난리다. 책을 열 맞춰서 꽂고, 먼지를 쓸고 닦는 등 안하던 짓을 하느라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한 지 8학기째. 공부 빼고 다 재밌어서 그렇다고? 아니다. 뇌가 ‘정신 사납다! 제발 좀 치워라!’ 울부짖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감각 정보의 80%를 시각으로부터 얻는다. 그러니까 당신의 책상에서 뇌는 필기 노트뿐만이 아니라 아까 먹은 초콜릿 포장지, ‘시험 끝나면 할 버킷리스트’ 등등 별의별 것들을 다 보고 정보로 입력하고 있는 것이다. 신경이 분산될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자명한 사실. 그렇다고 각 잡아서 다시 정리할 생각은 넣어 둬. 그냥 책상 위 물건을 바닥으로 싹 내려버리자. 깨끗한 책상 위에 공부할 내용만 오롯이 놓여 있을 때 쏙쏙 흡수될 것이니.


참고 자료

『집중하는 힘』, 마르코 폰 뮌히하우젠, 미래의 창, 2017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니콜라스 카, 청림출판, 2015

‘Microsoft Attention Spans Research Report’, Microsoft, 2015

‘기억의 분류와 담당 뇌구조’, 이애영, 대한신경과학회 제32차 학술대회, 2013

‘Generality of learned helplessness in man’, Hiroto, Donald 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975

『몰입 flow』,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한울림, 2004

『기적의 집중력』, 모리 겐지로, 비즈니스북스, 2017

『민성원의 공부 원리』, 민성원, 대교출판, 2007


[813호 – issue]

Editor 김슬 권혜은 dew@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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