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KoN

 

핵심은 완벽한 시뮬레이팅

공연을 시작하기 전, 전체적인 흐름을 머릿속에서 그려봅니다. 짧은 순간 공연을 시뮬레이팅 하고 나면, 무대 위에서는 그대로 재현하기만 하면 돼요.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시뮬레이팅을 한두 번 더 해보면서 완벽을 기하는 것도 좋겠죠.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대가(大家)라고 부르는 클래식 연주자들의 공연을 유심히 본다면, 첫 음을 연주하기도 전에 이미 ‘성공’을 감지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들도 이미 머릿속에서 성공적으로 마친 공연을 무대 위에서 구현해낼 뿐이거든요.

 

예능 프로그램 작가 배소영

 

시간이 곧 집중력

대본을 쓸 때, 꼭 끝내야 할 시간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 시간에 맞춰 할 일을 분배해서 나눕니다. 오프닝은 밤 10시, 클로징은 새벽 4시까지 하는 식으로. 그 시간 안에 마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미션을 주는 거죠. “미션1. 밤 10시까지 오프닝을 완성하라!” 이런 느낌? 순간집중력도 향상되고, 재미와 성취감까지 얻으며 일할 수 있어요.

 

변호사 이예진

 

폭발하는 분량에는 목차 정리로 대적

판례나 복잡한 법령 자료를 검토할 때는 항상 연습장을 곁에 두죠. 목차에 맞춰 중요 키워드나 핵심 문구를 적은 요약본을 만들기 위해서요. 이 방법을 활용하면 밑줄 치며 줄줄 읽는 것 보다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집중도도 높아지고, 기억에도 오래 남거든요.

 

격투기 프로그램 편집감독 송노범

 

스트레스와 졸음은 집중의 적

스트레스와 졸음은 편집의 적이에요. 밤을 새워 편집해도 정신 차리고 보면 아무 결과물이 없는 날이 있거든요. 그런 때는 알코올로 스트레스 좀 씻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편집 방향이 그려질 때가 많아요. 방송 날짜가 코앞인데 집중이 안 된다면 일단 타이머를 맞춘 뒤 5분 간 책상에 엎드립니다. 잠깐 숙면을 취하고 깨끗하고 맑은 정신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일러스트레이터 RELISH

 

더 큰 집중을 위한 휴식으로의 일보 후퇴

집중이 안 되면 바로 놀러 갑니다. 매달려 있다 보면 객관성을 잃어서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안 보이거든요. 그럴 때 하룻밤 푹 자고 다시 시작하면 새로운 시선으로 작업할 수 있죠. 딴짓하다 보면 영감이 쓱 떠오르는 경우도 많고요. 마감이 내일이라 도저히 잘 수 없다면 커피를 내리죠. 물 끓는 동안만이라도 생각을 가다듬고 머리도 비우려고요. 꼭 드립 커피여야 해요! 드립 커피를 내리면 다도하는 느낌으로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어요. 기분에 따라 골라 마시려고 사무실에 원두도 종류별로 가져다 두었죠.

 

부산 하단 동아대 당구왕 김현용

 

멘탈 흔들림 방지

한창 물올랐을 때는 하이런 11개까지 쳤습니다. 근데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아주 쉬운 공을 놓치는 게 당구예요. 총 쏘는 것과 비슷하게 멘탈이 중요하거든요. 성패가 결정 나는 것은 순간이죠. 멘탈의 기본은 침묵이에요. 말을 하면 집중력이 새니까요. 입 닫고 오로지 내가 친 공과 앞으로 칠 공만 생각합니다. ‘지면 우짜지?’ 이런 잡생각도 금물이에요. 흔히 ‘겐세이’ 라고 표현하는 방해 행각도 귀 닫고 모른 척 하는 게 제일이에요. 화내는 순간 이미 멘탈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주머니 사 정도 큰 영향을 주죠. 월말처럼 용돈 떨어지는 시기에는 고도의 집중력이 발휘돼요. 돈 없으면 안 가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친구들이 “마, 질 거가? 이기면 되지.”라고 하는데 어떻게 안 치나요.

 

명지대 바둑학과 15 신재훈

 

체력과 정신력은 기본

첫 스승님은 바둑돌을 잡기 전, 꼭 뒷산 정상을 뛰어갔다 내려 오도록 훈련시키셨어요. 긴 대국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할 체력을 비축하게 하신 거죠. 대국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집중력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어요. 대부분의 바둑 기사들은 경기 시작 직전, 5~10분 정도 미리 도착해 기를 모으는 것처럼 눈을 감고 마음을 다스리거든요. 그래도 흐트러진다면, 편한 자세로 고쳐 앉아야죠. 국민 자세인 아빠 다리를 즐겨하는 바둑 기사들이 많은 것도 그래서예요.

 

뮤지컬 배우 고훈정

 

집중력은 긴장을 타고

‘연습을 실전처럼’이라는 말처럼, 연습 때부터 최대한 실제 공연처럼 긴장감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마지막 연습은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이어지죠. 분장을 하는 동안 눈을 감고, 저만의 공연 리허설을 하는 거예요. 유독 어려운 노래나 입에 붙지 않는 대사를 만나면, 처음으로 돌아가 될 때까지 끈질기게 반복 합니다.

 

7급 공무원 합격자 최민기

 

궁합 맞는 공부 장소로 산만 탈출

고등학교 때, 떠들썩한 교실에서 공부를 하던 게 버릇이 된 탓 인지, 너무 조용하고 갑갑한 분위기에선 집중이 잘 안 돼요. 그 래서 고시생들이 애용하는 칸막이 있는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것이정말 싫었죠. 이럴 때 탁 트인 도서관이나 카페로 나갔어요. 안 그래도 좋지 않은 집중력을 발끝에서부터 끌어모으려면, 궁합이 맞는 공부 장소를 찾는 것은 필수니까요.

 

구 토익 985점 달성자 함지민

 

집중력의 다른 이름은 고통

단기간에 승부를 내야 하는데, 집중력이 너무나 연약하다면 방법은 채찍질뿐이에요. 예를 들어 ‘하루에 무조건 LC·RC· 모의고사를 1회씩 풀고 리뷰’를 목표로 정했다면, 달성하지 못 할 경우 할 수 있는 만큼 스스로를 괴롭혀주죠. 하기 싫다고 안 하면 다음 날은 2세트, 그다음 날은 3세트를 하며 고통을 맛보게 해주는 거예요. 이번에 안 하면 결국 나중에 배로 돌아 오는 끔찍함을 실감하는 게 집중의 동력이 됐어요.


[813호 –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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