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모인 술자리에서 사람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과, 굳이 입을 열지 않는 사람. 비슷한 말로 내부자와 국외자,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 다수와 소수, 주류와 비주류 등이 있다.

전자는 높은 볼륨으로 대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후자는 그것에 반응하거나 반응하지 않으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주로 전자의 의견은 ‘맞는 말’로 끝맺음되고, 후자의 의견은 다수의 기억 속에서 쉽게 ‘휘발’되어 버린다. 이 지긋한 레퍼토리가 반복되다 보면, 후자는 차라리 자신의 음을 소거하는 쪽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다수가, 큰 목소리가 늘 옳아서 침묵하는 게 아니라는 것.

‘무음 모드’를 유지한 채 주류가 흘러가는 방향에 무던히 섞여 살아가면서도, 그 안에서 나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6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 없다’고 쉽게 단정 짓기는 금물. 들리지 않기에 보이지도 않는 목소리가 있음을 기억하며 페이지를 넘겨보자. 어디에나 있고, 또 어디에도 없는 목소리의 형태를 찾아서.

 


 

 

 

# 채식주의자인 걸 왜 말하지 않았냐면…

육식 지상주의 속 채식주의자, S씨

 

“저… 근데 제가 고기를 안 먹ㅇ… 네, 베지테리언이에요. 아! 다 안 먹는 건 아니고 고기만 안 먹고, 생선이랑 달걀은….” 누군가와 처음 식사를 하게 되면 늘 반복하는 말입니다. 이젠 꽤 익숙해요. 채식한 지 2년 반 정도 돼가거든요.

 

‘불편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저는 많은 친구들에게 ‘첫 채식주의자 지인’이었어요. 채식은 네팔에 NGO 일 하러 갔을 때 시작했어요. 네팔은 채식 인구가 아주 많은 국가예요. 그래서 채식을 한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주목받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어요. 근데 친구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격하더라고요. 점심으로 찜닭을 먹자기에, 거절할 핑계가 생각 안 나서 그냥 솔직하게 말했거든요? “나… 고기 안 먹어.”

그랬더니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도대체 고기를 왜 안 먹냐” “건강 해치면 어떻게 하냐” 많은 말들을 쏟아내더라고요. 거의 역정을 내듯 흥분한 친구 때문에 사실 좀 화도 나고 슬펐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시적인 비주류가 됐음을 느낀 순간이었죠. 그 이후 누가 묻지 않으면 굳이 채밍아웃(?)을 하지 않았어요. ‘불편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거든요.

나 때문에 상대가 먹고 싶은 걸 못 먹는 상황이 싫었고, 무엇보다 채식을 하는 이유에 대해 매번 설명하고 설득할 준비도 안 돼 있었어요. 그런데 그냥 입을 다문다고 모든 것이 해결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소개팅 나가서 적당히 고기가 안 들어갔을 법한 피자를 시켰는데 햄이 잔뜩 얹어진 피자가 나와서 토핑만 깨작거리다 “밥 먹기 싫냐”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고. 인턴 생활 하는 동안 채식하는 걸 말 안 했는데,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선배가 “왜 말하지 않았냐”며 섭섭해 한 적도 있었어요.

 

이해를 바라지 않아요

기분이 안 좋을 땐 삼겹살을 외치는 육식 만능주의 세상에서 버티다 보니 나름의 요령이 생겼어요. 약속을 잡을 때 식당은 내가 먼저 알아보기. 상대가 식당을 제시하면 미리 메뉴판 찾아보기. 그동안 사회적 인식도 많이 변했습니다. 채식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채식 메뉴를 마련하는 대학도 많아졌어요. 제 주변 사람들은 더 이상 채식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아요.

하지만 살다 보면 또 채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 수도 있겠죠. 그래도 괜찮습니다. 밥 한두 끼 정도는 무난하게 넘길 수 있는 요령이 생겼으니까요. 말이 나온 김에 한 마디 덧붙일게요. 어디에선가 베지테리언을 만난다면, 누군가 당신에게 채밍아웃을 한다면 그냥 “그렇구나” 해주시면 좋겠어요. 채식은 저의 선택이지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일은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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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호 – special]

Intern 최은유

학생 에디터 김은지 문소정 정다빈

Illustrator 남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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