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모인 술자리에서 사람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과, 굳이 입을 열지 않는 사람. 비슷한 말로 내부자와 국외자,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 다수와 소수, 주류와 비주류 등이 있다.

전자는 높은 볼륨으로 대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후자는 그것에 반응하거나 반응하지 않으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주로 전자의 의견은 ‘맞는 말’로 끝맺음되고, 후자의 의견은 다수의 기억 속에서 쉽게 ‘휘발’되어 버린다. 이 지긋한 레퍼토리가 반복되다 보면, 후자는 차라리 자신의 음을 소거하는 쪽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다수가, 큰 목소리가 늘 옳아서 침묵하는 게 아니라는 것.

‘무음 모드’를 유지한 채 주류가 흘러가는 방향에 무던히 섞여 살아가면서도, 그 안에서 나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6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 없다’고 쉽게 단정 짓기는 금물. 들리지 않기에 보이지도 않는 목소리가 있음을 기억하며 페이지를 넘겨보자. 어디에나 있고, 또 어디에도 없는 목소리의 형태를 찾아서.

 


 

 

 

# 내 연애는 내가 알아서 할게

연애천국의 비연애주의자, K씨

 

저는 어딜 가나 사랑이 넘치는 연애천국에서 연애 한 번 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제가 보기엔 다들 연애를 위해 사는 사람들 같아요. 처음 만나면 이름 다음으로 묻는 것이 “애인 있니?”니까요. 이 질문 사실 굉장히 실례 아닌가요? 사생활을 묻는 거잖아요. 그런데 연애천국에선 실례라고 생각도 못 하는 것 같아요.

 

상처가 아니라 취향

연애를 하지 않는 것은 선택이고 취향입니다. 제가 연애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살다 보면 연애를 할 때도 혼자 있을 때도 있는 건데, 큰일이라도 난 듯 야단을 떠는 게 불편합니다. 흔히들 좋은 나이에 연애를 안 하면 청춘을 낭비하는 거라고 하잖아요. 개인에 대한 이해 없이 본인의 관점에서만 말하는 거죠. 언젠가 연애를 하게 된다면, 제가 진짜 원할 때 시작하고 싶어요.

그리고 사실 연애를 안 해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요. 불쌍하고 짠하게 볼 필요가 없는 거죠. 딱히 외롭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연애는 곧 행복이고 비연애는 불행이라는 공식이 이상하지 않나요? 연애를 위해 억지로 사람을 만나는 게 제겐 더 스트레스인데요. 들었던 말 중 가장 기분 나빴던 것도, 본인의 입장에서 멋대로 저를 평가한 말이었어요.

새로 만난 사람들과 막 친해지려던 참이었어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연애 이야기가 나왔고, 전 관심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제게 돌아온 말은 “남자한테 데인 적 있어? 무슨 안 좋은 상처라도?”였죠. 아니 연애에 관심이 없으려면 꼭 상처가 있어야만 하나요? 그런 거 전혀 없는데요. 다만 굳이 억지로 애인을 만들어야 하나 싶은 것인데. 그게 그렇게 이상한가요? 난데없이 트라우마 있는 사람 취급을 받으니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어요.

 

내가 그냥 말을 말지

연애 이야기를 하다 다툰 적도 있습니다. 별로 친한 사이도 아닌 친구였는데 “왜 해 보지도 않고 판단 하냐”며 훈계를 늘어놓기에, “연애도 연애 나름이지. 너처럼 아무나 만나서 사귀기만 하면 되는 거야? 좋은 사람을 만나야지.” 하고 쏘아 붙였습니다. 알아요, 무례했던 거. 무례엔 무례로 답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한 행동이었어요.

그 이후로는 연애 주제의 대화에는 애초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주제가 바뀌길 기다리거나,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려요. 저 나름의 요령이 생긴 거죠. 하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말은 많습니다. 특히 연애 좀 한다고, 불필요한 조언(이라 쓰고 참견이라 읽는)을 해주는 사람들에겐 언젠가 꼭 한마디 하고 싶어요. “네 애인 같은 사람 사귈 바엔 나 혼자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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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호 – special]

Intern 최은유

학생 에디터 김은지 문소정 정다빈

Illustrator 남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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